대전시는 지난 16일 롯데쇼핑(이하 롯데) 측과 엑스포과학공원 내 복합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오늘 추가 설명회를 갖고 세부 계획안에 대한 대전시의 입장을 밝혔다.
대전시의 설명에 따르면, 엑스포과학공원 부지(56만㎡)중 33만여㎡를 롯데에 장기임대주고, 총 사업비 6,000억원을 투입하여 실내외 워터파크 및 놀이시설, 공연장, 시네마, 워터프론트 몰 등 복합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이후 전국 유일의 과학공원이자, 체험공간이라는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은 한때 타 지자체의 부러움의 대상이었으나, 이후 기금에 눈먼 정부의 무책임과 대전시의 무능으로 말미암아 제대로된 활성화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다시피 했다.
그동안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10여차례 넘는 각종 용역 및 검토 보고서를 만들었으나 시민적인 동의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용두사미로 끝나 버렸다. 이렇듯 대전시가 끝내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근본 원인은 민간자본에 의존하면서 중장기적인 기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시민적합의 과정 없이 시간에 쫓겨 밀실에서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크다.
그런점에서 이번 대전시의 엑스포과학공원 복합테마파크 조성계획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와 걱정부터 앞서는게 사실이다. 특히, 국내 유통업계의 영원한 라이벌인 신세계의 대전진출 이후 생뚱맞게도 롯데가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혹의 시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따라서, 대전시는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 위해서라도 엑스포과학공원 복합테마파크 조성이라는 장밋빛 계획을 남발하기에 앞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에 부합하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시민적 합의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가야할 것이다.
첫째,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은 전국 유일의 과학공원이자, 체험공간이라는 점에서 과학공원 기본 취지에 부합하는 활성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엑스포과학공원은 단순한 놀이, 체험시설을 넘어 대덕연구단지와 함께 대전이 과학도시로써의 면모를 갖출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기능해왔다는 점에서도 더디 가더라도 시민적 합의를 통해 차근차근 준비해서 과학공원 활성화 방안의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둘째, 대전시민의 유일의 놀이시설인 꿈돌이동산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고, 대전시가 기존에 밝혀왔던 마이스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국제회의나 학술회의장(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박람회(Events&Exhibition)> 계획과도 연계하는 과학공원 활성화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셋째, 태마파크를 가장한 새로운 신종 쇼핑몰 입점에 따른 지역경제의 붕괴와 소,상공인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역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 원칙이 이번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계획의 대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이번 사업의 당사자인 롯데 또한, 애초부터 테마파크 등 공익적인 사업보다는 쇼핑몰 등 부대시설에 더 큰 관심을 갖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스스로 진정성을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최근 기업윤리를 언급할 때 기업의 도덕적인 책임만 강조하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까지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롯데는 실질적인 지역민 고용 및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지역 단독법인 설립 요구에 대해서도 명확한 사전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여섯째, 150만 대전시민의 염원인 대전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사업이라는 대의 앞에 자본의 이익만 대변하는 사익추구의 공간이 아닌, 과학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공익추구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기업의 책임을 다해줄 것을 요구하는 우리의 요구에 대해서도 롯데는 성실히 답변해야 할 것이다.
모쪼록 대전시는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 대전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사업이 시민적 공감대와 합의를 전제로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전문가 등 이해당사자의 참여는 물론, 열린행정 투명행정을 통해 시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대안마련에 중지를 모아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
특히, 대전시는 사업성에 우선한 민자유치 사업의 특성이나, 대형 쇼핑몰 난립과 과열경쟁에 따른 지역상권 붕괴 및 중소영세 상인들이 입을 피해를 감안해 볼 때 이번 롯데 테마파크 조성계획에 대해 보다 냉철한 판단과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바이다.
2012년 1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