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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3칸 굴절버스 3대를 사기로 하고, 차를 받기도 전에 값의 약 80%인 72억9200만원을 업체에 미리 줬다. 이렇게 미리 주는 돈을 '선금'이라고 한다. 그런데 업체가 차를 납품하지 못하면서, 이 돈을 어떻게 돌려받느냐가 가장 큰 문제가 됐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정보공개청구로 신교통수단(3칸 굴절버스) 법률자문 문서를 받았다. 대전시는 2026년 5월과 6월 두 차례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받았다. 대전시는 그 외 차량계약과 관련한 변호사 법률자문은 없는 것으로 회신했다. 이 사업으로 받은 계약 관련 법률자문이 이 두 건뿐이라는 뜻이다.
2026년 5월과 6월은 이미 차량 업체가 납품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 된 상황이기에, 법률자문의 핵심 내용은 계약해지가 가능한지, 보험 청구가 가능한지에 대한 자문의뢰였다. 답변한 법률 자문 두 번 모두 계약을 바로 해지하고, 보험이 끝나기 전에 돈을 돌려받는 절차에 들어가라고 답했다. 그러나 대전시는 바로 해지하지 않았다. 납품 기한이 지난 6월 30일부터 보험이 끝나는 8월 30일까지가 선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었다. 그러나 7월 1일 출범한 민선9기는 이 시간을 대부분 흘려보냈고, 보험 만료 나흘 전인 8월 26일에야 보험사고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교통공사는 대전시의 위탁을 받아 2025년 7월 10일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9월과 12월에는 선금 72억9200만원을 나눠 줬다. 9월 30일에는 차가 한 대도 오지 않았는데 1차 계약을 '완료'로 처리했다. 그 뒤에는 납품 기한을 2025년 12월과 2026년 3월 두 차례 늦춰 줬다. 3칸 굴절버스 94억원은 대전시가 전부 지방채를 발행해서 마련한 돈이다. 시민 세금으로 갚아야 할 빚을 쓰면서도 계약의 위험은 따져보지 않은 셈이다.
대전시가 처음 변호사를 찾은 것은 2026년 5월 19일, 업체의 회계감사 결과가 '감사의견 거절'로 나온 것을 확인한 뒤였다. 감사의견 거절은 회계사가 회사 장부를 믿을 수 없어 의견조차 낼 수 없다고 한 것으로, 회사가 무너질 위험이 크다는 신호다. 결국 법률자문은 사고를 막는 데 쓰이지 않고, 사고가 난 뒤 수습하는 데 쓰였다.
첫 번째 자문(6월 1일)에서 변호사는 업체에 선금을 돌려달라는 공문을 즉시 보내고 계약 해제를 통보하라고 했다. 또 선금을 지키려고 들어 둔 보증보험이 8월 30일에 끝나니, 그 전에 보험회사에 사고를 알리고 보험금 청구를 반드시 마치라고 했다. 보증보험은 업체가 선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보험회사가 대신 갚아 주는 제도다. 2차 선금 45억2000만원이 이 보험에 걸려 있었다.
두 번째 자문(6월 27일)은 더 구체적이었다. 업체가 반대해도 대전시는 혼자 계약을 끝낼 수 있고, 해지 통보가 업체에 도착하는 순간 효력이 생긴다고 했다. 답변서 가운데 하나는 보험금 청구를 "늦어도 8월 10일 이전"에 마치라고 날짜까지 정했다. 보험 기간 안에 계약을 해지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근거였다.
이때 1차 선금 27억7200만원도 짚었다. 이 돈은 보험으로 보호받지 못하니, 해지를 통보할 때 함께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업체가 응하지 않으면 소송을 내라고 했다.
정리하면 법률 자문은 두 가지였다. 해지를 미루지 말 것, 그리고 보험금 청구를 8월 10일까지 끝낼 것으로 자문했다.
6월 30일 납품 기한이 지나면서 대전시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시는 계약을 끊는 대신 업체에 7월 말까지 시간을 더 줬다. 7월 1일 출범한 민선9기도 이 결정을 바꾸지 않았고, 업체는 7월 31일까지도 차를 가져오지 못했다.
8월 11일 대전시 확대간부회의에서 철도건설국장은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물건을 사는 계약이라서, 업체가 지체배상금을 내면서라도 끝까지 납품하겠다고 하면 약 120일 동안은 강제로 계약을 끊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전시가 공개한 법률 자문 중 120일 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대전시가 알고도 해당 사실을 법률자문 의뢰하지 않았던지, 법률자문 없이 판단한 것 둘 중 하나로 보인다. 11일은 변호사가 정한 보험금 청구 기한인 8월 10일의 바로 다음 날이었다.
그리고 '120일'의 근거는 9월 2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드러났다. 시는 법적 다툼을 피하려고, 업체가 내야 할 지체배상금이 지방계약법 상 전체 계약금의 10%를 넘을 때까지 약 125일을 기다리는 방식을 택했다. 계약 조건에 있는 해지 방법 가운데 하나이긴 하다. 그러나 업체는 사실상 부도 상태여서, 하루 수백만원씩 쌓인다는 지체배상금도 실제로 받아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는데, 기다린 대가는 시민이 떠안게 된다. 대전시는 스스로 차량 납기를 연장하고, 계약해지도 기약없이 기다리는 선택을 한 것이다.
그리고 시정질문에서 허태정 시장은 1차분은 보증보험 기간이 끝나 별도 소송으로 돌려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보험이 끝난 이유는 단순히 시간이 지나서가 아니다. 차가 한 대도 오지 않았는데 2025년 9월 30일 1차 계약을 '완료'로 처리하면서, 1차 선금이 정산되고 보험도 함께 끝난 것이다. 이 원인을 분명히 밝혀야 누구의 책임인지 가릴 수 있다. 허태정 시장도 1차 30%를 완공으로 처리한 방식이 일반적인 계약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방식이라고 인정했다. 계약을 맺고 선금을 준 것은 민선8기의 일이다. 그러나 7월 이후 해지를 미룬 판단, 자문보다 늦은 보험사고 신고, 원인을 흐린 시의회 답변은 민선9기의 책임이다.
대전시와 교통공사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고도 왜 바로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는지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계약 해지 통보서를 언제 보냈고 업체가 언제 받았는지, 보험회사에 사고를 알리고 보험금을 청구한 날짜와 보험회사의 답변도 공개해야 한다. '120일'이라는 판단이 어떤 법에 근거했는지, 기존 법률자문 결과를 확대간부회의에 보고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6월 30일 이후 업체에 시간을 더 주기로 한 결정은 누가, 무슨 근거로 내렸는지 밝혀야 한다.
대전시의회는 11월 행정사무감사에서 대전시가 법률자문을 어떻게 이행했는지, 선금을 돌려받는 절차가 어디까지 왔는지 따져 물어야 한다.
차값 94억원은 전부 빚이었지만, 지금 대전시 이름으로 등록된 차는 한 대도 없다. 이번 일은 신교통수단이라는 이름 뒤에 벌어진 납득할 수 없는 계약 행정이다. 민선8기의 잘못된 계약을 비판한다고 해서 민선9기의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돈을 돌려받는 것을 넘어 계약 구조의 허점, 재발 방지 대책을 어떻게 세울것인지가 민선 9기의 과제고 책임이다.
2026년 10월 8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첨부 1. 대전광역시 3칸굴절버스 정보공개청구 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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