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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후보, 같은 표결, 같은 무산
양당은 원구성 합의 의지가 있는가
대덕구의회가 오늘(10월 12일) 오전 11시 의장 선거를 다시 치렀지만 이번에도 의장을 뽑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삼남 의원이 단독 후보로 나섰고, 결과는 찬성 4표, 무효 4표였다. 지난 의장단 선거와 표결 결과는 계속 똑같다.
제10대 대덕구의회는 출범 100일이 넘도록 의장을 뽑지 못했다. 전국 227개 기초의회 가운데 의장단을 구성하지 못한 곳은 대덕구의회 하나 뿐이다. 의장이 없으니 상임위원회도 없고, 의회는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안건도 심사하지 못했다.
지금 와서 본회의를 열어 놓고 협상한다는 것은 순서가 틀렸다
대덕구의회는 10월 7일 오전 10시 제29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자마자 정회했다. 양당이 협상을 하겠다는 이유였다. 다음 날인 8일에는 결국 오후 11시가 되어서야 표결 했고, 결과는 또 무산이었다. 양당은 회의장 밖에서 협상을 했지만 아무것도 합의하지 못했다.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 본회의를 열어 놓고 협상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 됐다. 지금의 본회의는 합의 후 원구성을 확정하고, 곧바로 조례안과 예산안 심사로 넘어가기 위해 여는 것이다.
그런데 대덕구의회는 회기를 먼저 열고, 그제서야 협상을 하겠다며 정회를 반복했다.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본회의를 여니 결과는 매번 같을 수밖에 없다. 100일 넘게 양보와 합의는 찾아 볼 수 없다.
지금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무엇을 양보했는가. 민주당은 의장 후보를 서미경 의원에서 이삼남 의원으로 바꿨을 뿐, 의장직은 내려놓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후보를 내지 않고 무효표를 던지는 방식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수용하겠다던 시민사회 중재안도 자당이 전반기 의장을 맡는 안이었다.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양보가 아니다. 사실상 양당은 서로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
협상에서 오간 안과 합의된 사항이 있다면 구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어떻게 나누자고 했는지, 어디까지 동의했고 어디서 갈라졌는지 밝혀야 한다. 공개할 합의가 없다면 그동안의 협상은 없었던 것과 같다.
구민은 이미 피해를 보고 있다
의회에 묶여 있는 조례안, 동의안, 예산안은 29건이다. 추가경정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아 대덕구는 11월까지 써야 할 인건비, 공공요금, 민간위탁금 등 최소 15억 원의 필수경비를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어울림센터는 운영비가 바닥나 직원 급여 지급에 차질이 생겼고, 공공요금 연체도 코앞이다. 대덕구는 직원 급여를 주기 위해 기관 대출과 구의 지급보증까지 검토하는 처지다. 목상동 대덕국민체육센터는 9월 10일 위탁기간이 끝났지만 재위탁 동의를 받지 못해 문을 닫았다. 이 시설을 쓰던 주민들은 지금 운동할 곳을 잃었다. 빈집 정비와 재건축, 이미 확보한 국비·시비 사업도 추경에 막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닥칠 피해는 더 크다
학대피해아동쉼터, 대덕문화체육관, 대덕구가족센터의 민간위탁이 올해 말 끝난다. 의회가 연내에 위탁 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내년 1월부터 운영이 멈출 수 있다. 학대 피해 아동이 머무는 곳, 가족 상담과 지원을 받는 곳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뜻이다.
2027년도 본예산도 위태롭다. 지방자치법 제142조에 따라 대덕구는 11월 21일까지 예산안을 내고, 의회는 12월 21일까지 의결해야 한다. 상임위원회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없는 의회는 예산안을 심사할 수 없다. 기한을 넘기면 지방자치법 제146조에 따라 준예산 체제로 들어간다. 준예산으로는 기관 유지비와 법령상 의무 경비, 이미 승인된 사업만 집행할 수 있다. 새해 주민 지원 사업과 신규 사업은 시작할 수 없다.
올해 구정을 점검하는 행정사무감사(지방자치법 제49조)도 상임위원회가 없어 열 수 없다. 의회가 해야 할 일 가운데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의원 1인당 매달 456만여 원의 의정비는 그대로 지급되고 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대덕구의회 양당과 의원 8명에게 요구한다
먼저 합의 없는 본회의 소집을 멈춰야 한다. 양당은 본회의를 열기 전에 의장단 배분 합의안을 만들고, 그 합의안을 문서로 구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시민사회 중재안이든 다른 안이든 상관없다. 합의가 끝난 뒤 본회의를 열어 원구성을 확정하고, 곧바로 계류 안건과 추경 심사에 들어가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등록과 표결만을 주장하지 말고, 의장직 배분에 대한 자기 안을 내놓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무효표 전략을 중단하고, 이견이 있다면 공식 후보를 등록해 표결에 임해야 한다.
대덕구의회는 원구성 직후 원구성 지연을 막기 위한 조례 개정에 착수해야 한다. 선출 시한, 선거가 반복해서 무산될 때의 대안 절차 등을 담아 이 같은 일이 다시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의회를 열고도 일하지 못하는 의원에게 구민이 맡긴 권한은 없다. 대덕구의회는 더 이상 정회와 표결 반복이 아니라 합의와 원구성으로 답하라.
2026년 10월 12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