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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대전시 청년인턴제 추진을 환영한다 — 공공기관 울타리를 넘어 청년의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 관리자
  • 2026-11-04
  • 66

● 입장문  |  2026년 11월 4일

 

대전시 청년인턴제 추진을 환영한다 —
공공기관 울타리를 넘어
청년의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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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허태정 대전시장이 11월 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2027년 청년인턴제 시행 계획을 밝혔다. 이달부터 본청과 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인력 수요조사를 하고, 내년 3월부터 100명 내외를 선발해 본청을 중심으로 산하기관과 시의회까지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 결정을 환영한다. 우리는 지난 8월 12일 입장문에서 성과 추적조사도 없이 청년창업 지원을 되풀이하지 말고, 청년 개인에게 현금을 지급하던 방식을 실제 고용계약에 기반한 청년 일자리 지원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허태정 시장이 청년인턴제를 두고 "실질적인 경력관리 측면에서 유효하다"고 밝힌 것은, 청년정책의 무게중심을 창업 기회에서 경력과 일자리로 옮겨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일부 받아들여진 결과다.

 

청년인턴제의 목적을 명확히 해야한다. 이 제도의 목적은 시청과 산하기관에 청년 100명을 앉히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경력을 쌓고 대전에 남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준에서 보면 현재 계획은 출발선부터 좁다. 참여 기관이 본청·출연기관·시의회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청년이 공공행정 경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꿈꾸는 청년, 제조 현장에서 기술을 익히려는 청년, 돌봄·문화·공익활동 분야로 진로를 정한 청년에게 시청 행정 지원 3개월은 이력서의 한 줄 이상이 되기 어렵다. 공공기관만을 대상으로 한 인턴제는 공무원·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일부 청년에게만 의미 있는 경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배치될 업무의 실효성도 따져봐야 한다. 대전시 본청과 출연기관은 청년 인턴이 없으면 업무가 멈추는 구조가 아니다. 실제 인력 수요가 크지 않은 곳에 인원을 먼저 정해 배치하면, 인턴의 업무는 자료 정리, 행사 지원, 단순 입력 같은 반복 업무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이미 확인된 문제다. 2021년 기준 전국 371개 공공기관이 체험형 인턴 9,352명을 채용했지만, 부서 수요와 무관하게 배치된 인턴들이 맡을 업무가 없어 '독서실 인턴'이라는 말까지 생겼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청년 인턴이 실제로 필요한 곳은 따로 있다.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 그리고 소수의 상근자가 많은 일을 감당하는 공익활동 분야 단체와 사회연대경제 조직이다. 이런 곳에서 청년은 보조 인력이 아니라 실제 업무를 맡는 구성원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을 수 있다. 근거도 있다.

 

대전시가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을 통해 지역 기업과 청년을 연결해온 청년 인턴십 지원사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23개 기업에서 378명이 인턴을 수료했고, 이 중 244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평균 전환율 64.6%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목표 인원 80명이 7월에 조기 마감될 만큼 기업과 청년의 수요가 컸다. 이미 성과가 확인된 민간 연계 경로를 두고, 공공기관 안에 별도의 인턴제를 새로 만드는 것은 정책 자원을 효과가 덜한 쪽으로 돌리는 일이다.

 

공익활동 분야도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사회연대경제 청년 일경험 시범사업'을 처음 도입했고, 경기도는 이 사업에 마을기업·협동조합뿐 아니라 고용 인원 10명 미만의 비영리법인·단체까지 참여 대상으로 포함해 청년 1인당 5개월간 월 234만 원의 인건비와 4대보험 사업주 부담금, 멘토수당을 지원하고 있다. 공익활동 현장을 청년의 경력 경로로 인정하는 흐름은 이미 다양한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이 흐름을 더 넓히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30일 국무회의에서 20개 부처가 함께 마련한 '사회연대경제 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미취업 청년 2,500명에게 사회연대경제조직에서 일을 경험하고 직무 역량을 키울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서비스를 위탁할 때 사회연대경제조직을 먼저 고려하도록 지방정부에 안내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행정안전부는 2027년 예산안에 사회연대경제 생태계 구축 사업 449억 원을 새로 편성했다. 중앙정부가 사회연대경제를 청년 일경험의 현장으로 키우는 지금, 대전시도 이에 맞춰 청년인턴제를 설계해야 한다. 정부 사업과 연계해 지역의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공익활동 분야 단체를 참여 기관에 포함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 밖에도 현재 계획에는 보완해야 할 지점이 있다.

첫째, 임금·근무기간·근로조건이 공개되지 않았다. 3개월 안팎의 단기 체험형 인턴은 경력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청년의 시간을 소모하는 데 그칠 수 있다. 생활임금 이상의 임금, 근로계약과 4대보험 적용, 실질적 경력이 될 수 있는 최소 근무기간이 제도 설계 단계에서 명시되어야 한다.

둘째, 성과 추적 체계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단체가 지난 입장문에서 지적한 핵심은 청년창업지원카드 사업이 5년간 매년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폐업·생존·정주 여부를 단 한 번도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청년인턴제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수료 청년의 취업·정규직 전환·대전 정주 여부를 추적하는 체계를 시작부터 설계해야 한다.

셋째, 규모가 제한적이다. 100명 내외는 시범사업으로서 의미가 있으나, 청년 일자리 정책의 중심축이 되려면 단계적 확대 계획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넷째, 청년 당사자의 참여 통로가 없다. 어떤 분야에서 어떤 경력을 쌓고 싶은지는 청년이 가장 잘 안다. 제도 설계와 참여 기관 선정 과정에 청년이 직접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청년인턴제는 이제 출발선에 섰다. 대전시는 내년 3월 선발 공고 전까지 참여 기관을 민간기업과 공익활동 분야로 넓히고, 앞서 제기한 보완 과제를 반영한 설계안을 시민 앞에 공개하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청년인턴제가 또 하나의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청년의 삶을 지탱하는 안전망의 출발점이 되는지 계속 지켜보겠다.

 

2026년 11월 4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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