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가 사회단체대표 40인을 초청, 5월 10일 창원경륜장을 방문했다. 9시 30분에 대전을 출발하여 저녁 7시 돌아올 예정이었다.
참가자의 대부분은 체육계인사들이었고 경륜장 반대의견을 내었던 단체들 가운데는 3인이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고가는 시간과 점심식사 시간을 빼면 창원경륜장에 체류하는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로 너무 짧다고 판단되었다. 대전시민의 의견을 들어보면 찬반의 의견이 있는 주요사항이므로 객관적이고 충분한 자료들을 취합하기 위해 경륜장 건립 반대 공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대전YMCA는 5월 9일 저녁 늦게까지 기획회의를 가진 후 특별취재팀을 5인을 구성하여 5월 10일 오전 7시 30분 별도의 차량으로 출발하였다.
우리 취재팀의 도착시간은 11시였다. 첫경기가 11시 40분경 시작되고 저녁 6시경 마지막 13번째 경기로 끝을 맺는다. 우선 취재진 3인은 경륜장 내에 참여하고 있는 소위 \'가족 레포츠\'를 즐기러 온 사람들을 취재하고 나머지 2명은 주변지역에 특별한 피해는 없는지 차량으로 취재하기 위해 나섰다.
** 취재내용을 우선 간단히 기록해보면
1. 창원경륜장 가장 인접 방송국(극동방송국) 직원 2인
1) \"특별히 종교방송인 관계로 경륜장에 관심이 없었다.
- 그러나 친구하나가 참여해봤는데 스포츠로 보긴 어렵다.
하루 베팅액 총액이 22억까지 간 적도 있었다고 들었다.\"
2) \"대전에도 그거 건립하면 가족의 50%가 아버지를 잃습니다.\"
2. 대원동 성원아파트 2인
\" 나도 그거에 빠져 현재 카드로 돌려치기 하다가 3천만원 빚이
있습니데이. 대전시도 정신차리라고 하쇼. 그거 짓는 순간
시민들 다 거러지 만드는거레이.\"
\" 이 앞에 보소 택시들 세워놓고
다 경륜하러 가고. 돈잃고 돈마련 할라코 택시강도하고.
신문에 수도없이 났다 아닙니꺼.\"
3. 경륜장과 창원병원사이 노상 1인
\"우리같은 일용청소부들이야 상관없는 일이지만 그거 몹쓸거라
합니다. 내 아는사람이 잇는데 운전하다가 그거 맛들여서
집안 다 망해먹었다고 합니다.\"
4. 내동 공단파출소 2인
1) \"우리는 경제적인 거나 이런 업무는 잘 모르지만 한가지
경륜장 위치가 다른 운동시설이 함께 있는데 경륜장 오는
사람들이 항상 모든 주차장을 다 이용하니 다른 스포츠하러
온 사람들 자리가 없습니다.\"
\"또한 경륜장 경기 끝나는 시간 그 일대 교통혼잡은 말할 수
없지요. 일주일에 3일은 그렇습니다.\"
2) \"가족 스포츠라길래 딱 한번 가족들과 가 봤는데 가족끼리
오는 사람이 몇%나 되겠습니까?
그게 어디 스포츠라 할 수있습니까. 사람들 모두 눈이 뻘개
가지고....\"
2시간에 걸쳐 주변지역을 취재하고(경륜장 안의 취재기는 별도로 올릴것임) 대전시 방문단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사회단체대표들의 방문팀과는 별도로 행정부시장과 시의회 의장 등 의원방문단이
도착했다. 반갑기도 하면서 도대체 이 분들이 어떤 심정으로 이 곳에 왔을까 의구심이 났다. 간절한 마음으로 한분 한분에게 호소하듯 인사했다.
\"부시장님 어서오시죠. 의장님 어서 오시죠. 잘 오셨습니다. 훌륭한 경기장입니다. 설명 잘 들으시고 그저 즐기시기만 하면 안됩니다.
위에 올라가셔서 경륜장에 베팅하러 온 창원시민들 꼭 만나시고 가십시오. 정말로 현실이 어떤지 파악하셔야 됩니다.
의원님들, 여러분들 시민의 대표로 오셨는데 그저 잠깐 왔다 가시지말고 위에 꼭 올라가셔서 그분들의 표정을 보면서 이게 스포츠를 즐기러 온 사람들인지 도박에 이미 중독된 사람들인지 만나보고 가십시오.\"
우리의 대표로 뽑은 시의원들이 그로부터 1시간 30분 뒤 즐거운 표정들로 나온다. 너무 빨리 가시는 것 아니냐. 위에서 시민들 만나셨냐는 질문에 시의원 한 분은 만나봤더니 찬성하는 사람이 많던데 하며 대답을 흐렸다. 아니 이럴 수가 있는가? 2시간 30분을 5명이 각자 취재한 바로는 절대 건립하면 안된다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는데 딱 1시간 30분동안 설명듣고 관람하고 돌아가시는 시의원은 이런 대답을 하는 것이다. 한 술 더 떠 옆에 오시던 한 여성의원은 \"대전도 빨리 지으라던데\" 하면서 웃기만 한다. 마치 주말에 시민단체 고유업무도 뒤로 미룬 채 창원에 와서 열심히 취재하며 호소하고 있는 시민단체 대표를 향한 그 여성의원의 웃음은 \"한심한 사람들, 세상을 몰라도....쯧쯧\" 그런 표정 그 자체였다.
그 후 두번째 버스가 도착했다.
이 사업의 주관 문화체국장과 관계공무원과 체육계인사들과 기자들이 버스를 내리기 시작했다. 기왕에 만난 바 있는 몇 분들에게 악수 등 인사한 후 다소 격앙된 어조로 \"위에 가서 시민들을 인터뷰도 하고 꼭 만나보고 가시라\"고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면식있는 한 공무원이 함께 설명들으러 가자했다. 난 거절했다.
\"내가 이럴줄 알았습니다. 한 차로 와서 운영본부의 설명 듣고 위에 가서 한경기 구경하고 베팅도 해보고 즐거운 여행이지요. 도대체 피해사례는 있는지, 시민단체들이 줄기차게 반대해 온 이유가 무었인지 찾으려는 노력이 도무지 보이지 않아 저는 이 프로그램을 동의할 수가 없군요.\"
이렇게 대전광역시가 주관한 프로그램의 방문단과는 헤어졌다. 그리고 다시 경기장 안으로 올라갔다. 사람들의 표정표정을 보노라면 다시 눈물이 난다. 수없이 주차해 놓은 차 주인들의 눈이 뻘겋다. 자기가 베팅한 사람이 1등을 못하자 거침없이 쌍욕이 나온다. 가족이 함께 온 사람이 도무지 몇이나 되는가. 그나마 가족이 온데도 아이들 놀이실에는 아이들만 있다.
도무지 경륜장을 지으면 좋은 점이 많다는 대전시의 주장이 뭔가 어색하다. 이게 과연 가족 스포츠인가? 허가난 도박장이라는 사실 외엔 아무것도 없다. 지금은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한경기에 1-2억의 돈으로 (물론 일요일은 이보다 더 많다고 한다) 경기를 지켜보는 창원시민과 인접지역의 사람들. 그들의 눈빛엔 삶의 희망이 없었다. 한가지 기억할 일은 경기장 안에는 모든 촬영장비 반입이 금지된다. 야구장과 축구장도 이런 통제를 받는가?
돌아오는 시간 내내 특별취재팀 5인은 갑론을박했다. 오길 잘 했으며 우리의 일감이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