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국사회가 결단할 때이다
전면적인 정치개혁과 정치부패 근절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자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2003-10-10
1. 마침내 재벌기업의 비자금 사건으로 인해 대통령이 나서서 재신임을 묻겠다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지난 40여년간 누적되어 온 정치부패, 정경유착의 폐해가 급기야 대통령이 자신의 직위를 걸고 국민들의 재신임을 물어야 할 만큼의 심각한 상황을 불러온 것이다. 정치부패의 고리를 끊어내고 투명한 사회, 깨끗한 정치로 나아가기 위해 이제 한국사회가 결단해야 할 때이다.
2. 이와 관련해서 검찰은 어떤 상황이 전개된다고 하더라도 법과 원칙에 입각하여 SK그룹을 비롯한 모든 기업의 불법적 정치자금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를 통해 엄정하게 사법처리 해야 한다. 검찰은 SK비자금 사건에 대해 그 동안의 관행처럼 관련자 몇 명을 사법처리하는 수준에서 수사를 마무리하려 한다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이 SK수사와 관련해서 재신임을 묻겠다고 한 마당에 검찰이 수사에 있어서 정치적 고려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사법처리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3. 그 동안 총선자금, 대선자금에 대해 여야 정치권이 밝혔던 내용들이 이번 SK비자금 수사를 통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총선자금, 대선자금 일체를 스스로 전면공개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야당탄압이니 정치보복이니 하는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중단하고 진상규명과 관련자의 사법처리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우리는 정치자금과 관련된 국민적 불신과 의혹이 이제 더 이상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중심으로 한 전면적인 정치개혁을 강력히 촉구한다.
4. 마지막으로 오늘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것은 또 다른 정쟁과 혼란을 준다는 점에서 신중하지 못한 처사이다. SK비자금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마당에 사건의 진상규명에 혼선을 줄 수 있고 더 나아가 향후 재신임 방식, 시기, 의미 등을 둘러싸고 또 다시 정쟁에 휘말려, 국정혼란만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오늘 노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유감스럽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