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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산업 비판 기자 징계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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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산업 비판 기자 징계논란 <스포츠조선> 출입처 박탈 송기자 “동반자살 책임감 느껴 썼다” <스포츠조선>이 경마·경정 등 사행산업을 비판하는 기사를 쓴 기자에게 취재 및 기사작성을 금지시키고 대기발령 조처를 내려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8일 경마·경정을 담당하는 송철웅 사회특집부 기자는 경정면에 경마·경정 등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승용차 안에서 두 자녀와 함께 자살한 40대 부부 이야기(<한겨레> 5일 보도)를 전한 기획기사를 두 차례에 걸쳐 제출했으나 해당 데스크인 이아무개 부장으로부터 지면게재를 연이어 거부받고 “더 이상 취재하지 않아도 된다”며 출입처를 박탈당했다. 그러던 중 지난 9일 해당 기사에 대한 시비로 송 기자와 같은 부서 조아무개 차장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부장은 폭력행사 및 업무 불성실 등의 이유로 송 기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사규에 따라 대기발령 조처가 내려졌다. 그러나 함께 몸싸움을 벌였던 조 차장은 징계 요청이 없어 정상적인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상태다. 송 기자가 쓴 두 개의 기사는 가족 동반자살 사건과 함께 사행산업 매출액과 사회적 비용을 비교한 국정감사 자료, “대박, 고배당, 인생역전 등 선정적 용어를 동원해 도박산업을 지원”한 언론을 꼬집은 시민단체 의견 등이 담겨있다. 노조 부위원장이기도 한 송 기자는 “동반자살 현장에 스포츠신문을 스크랩한 경마·경정표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담당기자로서 죄의식을 느꼈다”면서 “내 기사가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같은 세계에 몸을 담은 기자로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었다”며 기사 작성배경을 설명했다. 경제 분야를 담당하던 송 기자는 지난 11월 경마·경정을 맡은 뒤 스포츠신문이 평소 써오던 관련 경마·경정 소식 외에 ‘경정 등 이용자 70% 이상 술-담배/“도박중독은 질병”’(12월2일), ‘시민단체들 연대해 경륜장 등 설치 반대운동’(11월18일) 등 도박중독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기사를 쓴 바 있다. 이 부장은 “같은 논지의 기사를 2번이나 게재했을 뿐 아니라 해당 기사가 경정면에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송 기자는 지난 두 달 동안 사회면에 3건의 기사 밖에 쓰지 않는 등 근무태도가 불량했다”며 징계위에 회부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해당 기사를 사회면으로 옮기는 등 지면조정을 통해 풀 수 있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그 날은 경정면을 마감하는 날이었고 지면배치는 부장의 고유권한”이라고 답했다. 한편, <스포츠서울>은 지난 13일 경마면에 ‘경마중독자 관리 정부가 나서라’라는 기사를 통해 “‘국가 공인 사행성 레저’가 김씨 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라며 사건이 주는 메시지를 평가했다. 1969년 <일간스포츠>가 창간 때부터 경마 소식을 전한 이래 5개 스포츠신문은 고정면을 편성해 경마·경정·경륜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경정과 경륜이 생기면서 관련 지면은 양적인 확대를 거듭했고 경마와 경륜이 모두 열리는 토요일에는 각 신문마다 3~4개 면이 나가는 등 일주일에 5~6개면이 관련 소식으로 채워진다. 기사의 주제도 레저문화의 일부로서 다양한 내용을 담기보다는 ‘경마 예상평’, ‘전문가 베팅포인트’ 등 주로 ‘어떤 베팅으로 돈을 벌 것인가’에 쏠려 있는 형편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8월 회사 쪽 간부의 임산부 노조원에 대한 성희롱 의혹으로 노사 갈등이 첨예해진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지난 10월부터 스포츠조선의 대주주인 조선일보의 건물 맞은편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책임있는 조처를 요구하며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고, 조선일보 및 스포츠조선 쪽은 노조 및 상급단체인 언론노조와 성희롱 피해자에 대해 명예훼손 등 총 4건의 소송과 손배가압류를 건 상태다. 이영식 노조위원장은 “소신을 갖고 쓴 기사에 대한 부당한 조처라는 측면 말고도 징계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부위원장인 기자의 폭력을 빌미 삼은 회사 쪽의 노조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스포츠조선 관련기사 내용> 경정 등 이용자 70%이상 술-담배 \"도박중독은 질병\"   2003-12-02 11:55      도박 산업,\'건전 레저\'인가… 체육진흥공단- 경륜 경정 클리닉 \'…실태-개선 방향\'심포지엄 경정 등 남성 이용자 70% 이상 음주-흡연 도박중독은 질병… 과학적 접근-치료 중요 시민단체 \"공공시설서 사행심 조장\" 비판  경마에 이어 등장한 \'제2세대 도박\' 경정-경륜 이용자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 상태가 일반적 복지 이념이 지향하는 바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피폐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나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는 도박 중독의 실태를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 클리닉이 주최하고 UCan센터(마사회), 한국도박중독센터(강원랜드), 건전경륜클리닉(창원경륜공단) 등이 참가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도박의 부정적인 측면이 확인됐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오홍근 박사(경륜경정클리닉)는 설문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경정, 경륜 이용자들은 식생활이 불규칙하고(56%), 규칙적 운동을 안하고 있으며(72%), 남성의 경우 담배를 피우거나(75%) 술을 마신다(74%)고 밝혔다.  오박사는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경계심이 강하고 도박의 악영향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 설문조사의 정확성에는 커다란 한계가 있으며 실제로는 더 술-담배 의존도가 높고, 운동 등 몸 관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통 사람들이 미사리나 올림픽공원에 산책하러 갔다가 경정-경륜에 빠지고, 그 결과 가정불화, 파산, 심지어 자살을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다양한 상담 사례들은 공공 복지시설이 도박장으로 이용되며 `반(反) 복지적\' 결과를 낳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참여연대 등 도박산업 확산을 저지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오래 전부터 \"공공의 재산인 미사리나 올림픽공원의 체육 시설이 사행성 짙은 경정, 경륜에 사용되는 것은 시민권에 대한 침해\"라며 \"국민을 건강하게 하는데 쓰여야할 시설이 오히려 국민을 도박에 빠뜨리고 타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일선에서 도박중독자 상담을 맡고 있는 전문가들은 이밖에 카지노, 경마 이용자의 연령대가 급속히 낮아지고 있으며, 특히 여성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북삼성병원 도박중독클리닉 전문의 신영철 박사는 \"도박산업 시행처들은 `건전 레저\'라고 주장하지만 중독될 수 있는 도박임을 인정해야한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도박중독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송철웅 기자 simba@>   [기자석] \'도박 산업\' 이대로 좋은가    2003-12-02 12:13  경마에 이어 등장한 \'제2세대 합법 도박\' 경정-경륜 이용자에 대한 건강상태 조사 결과는 사회 통념상 복지 이념이 지향하는 건강한 생활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피폐한 상황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다.  \'그린 스포츠\' 혹은 \'건전한 수상 레포츠\'로 선전되고 있는 경정 등 도박산업이 우리 사회에 드리우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의 크기를 짐작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나 상담 사례 등 현장의 목소리들은 합법의 울타리 안에서 행해지고 있는 도박이 \'건전 레저\'와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도박과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살던 사람들이 한강 미사리나 올림픽공원에 산책하러 갔다가 경정-경륜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공공 복지시설이 도박장으로 이용되며 \'반(反) 복지적\' 결과를 낳고 있는 현실이 과연 바람직스럽고 올바른 것인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실제로 참여연대, 기독교윤리실천위원회 등 도박산업 확산을 저지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공공의 재산인 미사리 조정 경기장이나 잠실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이 사행성 사업인 경정, 경륜에 사용되는 것은 시민권에 대한 침해\"라며 \"국민을 건강하게 하는데 쓰여야할 시설이 오히려 국민을 도박에 빠뜨려 피폐하게 만드는 현 상황에 대해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선에서 도박중독자 상담을 맡고 있는 전문가들은 이밖에 카지노, 경마 등 도박장 이용자의 연령대가 급속히 낮아지고 있으며, 특히 여성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이는 경륜장, 경정장, 경마 장외발매소 등을 유치하기 위해 혈안이 된 지자체들의 무분별한 움직임에 경종을 울리는 대목이다.  창원경륜장 클리닉 상담역을 맡고 있는 이은정씨는 \"상담을 하러 방문하는 도박 중독자는 극소수\"라며 \"배우자나 자녀 등 가장의 도박 탐닉으로 인해 가족들도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박산업이 과연 이대로 계속 확산되어야 하는지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 sim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