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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단체 성명논평

<안국동 窓> 낙천리스트 발표,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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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 窓> 낙천리스트 발표, 그 후 김남근(변호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총선시민연대의 공천 반대 인사 리스트가 발표되었다. 필자는 2000년 16대 총선과정에서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공천결과에 대하여 그 공천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공천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담당하여 우리나라 정당 사상 최초로 공천효력 정지 결정을 받아냄으로써 변호사로서 나름의 영광(?)을 경험한 바가 있었다. 하지만, 그 소송과정에서 목격한 각 정당의 공천절차나 당원의 실태는 너무도 실망스러운 것이어서 필자 뿐 아니라 담당재판부도 경악할 정도였다. 아예 당원의 명부도 없는 경우도 있었고 경쟁정당의 공천과정에서 탈락한 후보가 당을 바꾸어 공천을 받는가 하면 공천신청기간에 신청을 하지 않은 후보가 공천신청한 후보들을 모두 제끼고 뒤늦게 낙하산식 공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법원의 효력정지 결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심야에 당무회의를 급조하여 바로 당헌을 바꾸고 그 날 새벽에 공천공고를 하고 당일날 이미 예정된 후보를 공천하는 편법도 서슴치 않을 정도이었다. 각 정당의 공천실정이 이러하니 국민들이 염원하는 깨끗하고 개혁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후보가 공천되기는커녕 부패, 선거법위반, 반인권, 철새정치 등 온갖 비리에 얼룩진 후보들이 공천을 받아 국민들의 분노를 야기하였고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이 국민들의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키게 되었다. 과거 군주시대와 달리 현대민주사회에서는 시민들의 다양한 정치적 의사를 수렴하여 정 치에 반영하는 제도가 필수적인데 이러한 기능을 하는 기구가 정당이고, 정당은 국가기관이 아니고 자발적인 정치적 결사이기는 하지만 이와 같이 공직선거, 국회운영, 행정부의 조직 및 정책결정 등 광범한 국정분야에서 중요한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과 법률에서는 복수정당제를 보장하고 정당의 설립 및 활동에 대하여 일반결사와 달리 특별한 보호를 하는 한편, 그 공적기능에 비추어 공적의무도 부과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헌법과 정당법은 정당의 목적, 조직,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갖추도록 하는 공적의무를 명시하고 있고 정당이 위와 같은 공적의무를 실현하기 위하여 정당은 일반 국민과 정당원의 정치적 의사가 수렴될 수 있도록 공직선거의 후보자 추천과정에서 자유로운 토론과 다수결의 원칙, 기회균등의 원칙 등의 민주적인 절차를 보장하여야 한다. 이러한 헌법과 정당법의 명문규정에도 불구하고 각 정당은 \'15대 총선에 한하여는...\', \'16대 총선에 한하여는...\'식으로 단서를 달아 매 총선마다 당무회의를 거쳐 총재가 후보를 공천하도록 함으로써 당총재 1인 보스에 의한 밀실공천, 낙하산 공천 등의 공천비리가 만연하였다. 4년이 지난 지금 17대 총선은 어떠한가 ? 각 당마다 공천혁명을 부르짖고 있고 그 내용중에는 헌법과 정당법에 정한 당원과 일반국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공천이 포함되어 있어 이번만큼은 당총재 1인 보스에 의한 밀실공천, 낙하선 공천 등의 폐단은 사라질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당의 공천과정은 여전히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여론조사 등을 통한 공천, 단수공천 등이 상향식 공천을 대신하고 있고, 단수공천으로 공천자가 된 후보자들 중에도 5,6공 시절 인권탄압과 지역감정 조장으로 2000년 시민단체의 낙선후보였던 의원들이 버젓이 포함되어 있어 공천혁명. 공천개혁은 커녕 공천개악이라는 비아냥마저 일고 있다. 한 정당의 공천심사위원이 자폭하고 싶다고 감정을 토로할 정도여서 국민들의 분노도 2000년과 같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거리에서의 정치개혁운동은 많은 시민들의 희생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를 정치권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사회전체적으로 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이제 시민단체들은 어쩔 수 없이 다시 낙천.낙선운동의 깃발을 들고 있다. 필자의 간절한 바람은 시민단체들의 낙천후보 명단을 각 정당들이 진지하게 수용하여 공천혁명을 이루어냄으로써 시민단체들이 어쩔수 없이 낙선운동으로까지 나가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인터넷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