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표 부족 국가입니다\"
대전 \'젊음의 거리\'의 톡톡 튀는 투표 참여 캠페인
오마이뉴스 심규상(djsim) 기자
10일 저녁 대전 젊음의 거리인 으능정이 거리는 떠들썩했다. 주말을 맞아 쏟아져나온 청춘남녀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거리 곳곳에서 여야 총선 후보들이 한 표를 얻기 위한 표심 공략이 뜨거웠다. 여기에 총선 대학생연대와 대전지역시민사회단체의 투표참여 캠페인까지 함께 열린 것.
대여섯명의 학생들이 포스터 전시물 앞에 서서 한참을 까르르 웃는다. 총선대학생연대가 마련한 영화 포스터 패러디물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조폭 유권자\'(영화 <조폭마누라>의 패러디)라는 제목이 붙은 포스터에 영화배우 신은경씨가 등장, \"찍어\"를 외치고 있다. <집으로>를 패러디한 \'찍으로\', <실미도>를 패러디한 \'한표도\', \'대한민국은 물부족 국가입니다\'를 각색한 \'대한민국은 표부족국가입니다\'는 포스터도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의 참고서를 패러디한 \'투표완전정복\' 포스터에 \"우리는 투표완전정복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땅에 태어났다\"는 \'투표교육헌장\'도 보였다.
몇 걸음 옮기자 \'17대 국회에 바라는 즉석 쪽지 붙이기\' 코너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젊은 유권자들의 다음 국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뇌물주고 받지 마오.\"
\"이제 그만들 싸우고 정신 좀 차리세요.\"
\"그만 놀고 그만 싸우고 제발 일좀 하세요.\"
\"돈 좀 작작 밝히세요.\"
\"아무 것도 안 바래요. 제발 깨끗한 선거를!\"
\"후보자 시절 약속 꼭 지켜줘요.\"
대부분의 바람은 역시 깨끗한 정치, 일하는 국회를 주문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다. 중고등학생들이 써붙인 것으로 보이는 쪽지들도 많았다.
\"0 교시 싫어요.\"
\"보충수업 없애줘요.\"
\"고딩도 투표하게 해주세요.\"
자리를 옮겨 갖가지 즉석 설문조사 창을 들여다 보았다. 우선 투표참여를 여부를 묻는 설문. \"하겠다\"는 답변란에 스티커가 많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하지 않겠다\"는 란에도 적지 않은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대략 6대 4 내지 7대 3 정도.
투표 불참에 스티커를 붙인 서구 가수원동에 사는 정 아무개(여24)씨는 \"누가 된들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권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기권표를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투표참여 의사를 밝힌 서 아무개(31중구 목동)씨는 \"반드시 투표해 정치문화를 바꾸는 일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변해야 할 것\'을 묻는 즉석설문에는 \"정치인의 정치의식\"과 \"정치구조\"라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다. \'투표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후보가 속한 정당\"을 꼽은 답변이 가장 많았고, 후보자정책개혁성후보 능력 등이 각각 비슷한 표를 얻었다. \'20대 젊은이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대부분의 답변자가 \"낡은 정치인 물갈이\"를 꼽았다.
이날 캠페인에는 가수 김원중씨가 나와 분위기를 북돋았으며 150여명의 시민들이 시종 자리를 지키고 앉아 총선에 쏠린 관심도를 엿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