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 후보 합동 방송연설회 대전 서구을 모니터링>
\"일방적인 정견 발표, 유권자의 알권리를 무시한 오만한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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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4년 4월 12일 방송된 17대 총선 후보 합동 방송연설회(대전 서구을)는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 원칙과 소신을 상호 검증할 수 있는 토론회 방식이 아닌 준비된 원고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연설회 방식을 채택하여 유권자의 알권리 충족과 올바른 선택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선거운동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 사회자는 토론회가 아닌 합동 방송연설회를 선택한 경위에 대한 충분한 설명없이 기계적인 질문으로만 일관하는 답답한 모습을 연출하였다. 유권자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미디어 선거의 특성을 살려 후보자의 정책적 차별성을 선명하게 부각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상호토론을 유도하는 것도 모자랄 상황에 준비된 정견만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학예회 수준보다도 못한 유권자를 철저히 무시한 오만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2. 후보자들의 일방적인 발표에 그친 방식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용에서도 별다른 정책적 차별성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자신의 정치적 포부와 관련 온갖 수사와 감언이설이 넘쳐난 반면, 타 후보의 신상과 정치적 쟁점을 부각시키는 것에 급급하여 소속 정당과 후보 개인의 정치적 비전과 소신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제시가 미약하였다. 김윤기 후보는 진보정당인 사회당의 정강정책을 선명하게 제시하지 못해 기존 보수정당과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데에 미진하였다. 정하용 후보는 논리적인 면이 돋보였으나, 단조로운 연설회를 지적했던 만큼 부문·계층·성별 복지정책에 치중함으로써 정치적 입장과 소신의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하였다. 송인덕 후보는 과학적인 전문성을 부각시켰으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과 열린우리당 경선에서의 선거법 위반 행위를 강조하며 열린우리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구논회 후보는 민주항쟁에 대한 역사인식을 피력하였으나, 병역이나 세금체납 등 자신의 신상과 관련한 경위 설명에 치중함으로써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는 데에 미약하였다. 정주신 후보는 포괄적이고 원칙적인 설명에 머문 경향이 강하였다. 이재선 후보는 지역현안에만 머문 것이 아닌 외교안보와 국가경제 등 국가현안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한나라당과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고해성사가 부족하였다.
3. 2004대전총선시민연대는 총선 후보의 일방적인 정견만을 발표하는 TV 합동연설회는 지양해야 하며, 후보간의 생산적인 논쟁을 통한 후보와 정당간의 차별성을 선명하게 검증하는 토론회 방식을 기본으로 후보간 상호토론을 활발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개발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