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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단체 성명논평

장애인도 마음 문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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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마음 문 열어야...\" 디트뉴스24 15년 간 취재현장 누빈 정진일 기자의 쓴소리 자신도 지체장애 2급...\"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반성해야\"      ◈15년간 장애인과 복지분야를 전문 취재해 온 정진일 기자. 정 기자는 기자들로서는 드물게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쓴소리를 하는 기자이다.   20일은 장애인의 날. 이 때문에 19일 오전 만난 정진일 기자(46)는 \"이제는 장애인도 마음의 문을 열 때\"라고 다소 의외의 말부터 꺼냈다.      정 기자는 15년 간 장애인과 사회복지 관련 기사만을 다뤄 온 이 분야의 전문기자. 그는 \"사회는 바뀌었다. 이제는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편하게 대해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지난 89년 장애인복지신문 창간 때부터 기자로서 활동해 온 정 기자는 자체장애 2급. 태어난 지 3년 뒤에 소아마비 균에 의해 장애를 갖게 된 그는 그래서 비장애인과 함께 장애인들에게도 쓴 소리를 하는 기자로 통한다.      \"사실 보통사람들은 장애인들에게 말을 걸 때 쭈뼛쭈뼛해요. 뭔가 거리가 있다는 거지요. 사실 알고 보면 그게 아닌데...바로 그 점에서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봐요. 언제까지 장애인들은 마음의 문을 닫고 비장애인들에게 문을 열라고 하면 안됩니다.\"      38살 늦장가를 든 정 기자는 부인이 대한예수교장로회 안양노회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어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있다. 자녀는 딸 둘을 뒀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그동안 장애인 분야를 취재해 온 정 기자를 만나서 시민들의 의식변화, 그리고 복지행정의 문제점 등을 들어봤다.(정진일씨는 장애인복지신문 지사장을 겸하고 있지만 지사장보다는 호칭이 \'기자\'가 났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         - 장애인 신문 기자로서 장애인의 날을 맞는 기분은.      \"개인적으로 장애인의 날이 기념일은 아니라고 본다. 기념일로 지내는 것보다 세미나 등을 통해서 시민들의 의식 변화를 유도하는 쪽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만 해도 장애인의 날이 필요했다. 그러나 올해가 24회인데 기념일이란 표현보다 인식을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달라진 변화에 맞춰야 하지 않은가.\"      - 기자 생활 15년째이다. 현장을 다녀보면서 15년 전과 지금과 어떤 차이점을 발견할수 있나.      \"정말 많이 달라졌다. 89년 시청에 있는 모 계장이 \'점자블록\'이 뭐냐고 되물어 온 적이 있었다. 그 만큼 몰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함께 산다,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는 자세로 바뀐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다만 산성복지관 사태처럼 아직도 집단이기주의는 남아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있을 줄 안다. 먼저 행정적으로 바뀌어야 할 점이 있다면.      \"아직도 행정이 너무 형식적이란 느낌이 든다. 예를 들면 대전시청 앞 4거리 점자블록 위에 돌기둥(볼라드)이 설치돼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점자 블록을 믿고 걸어갈 텐데 거기에 장애물이 있는데 이게 되겠는가. 대전시청사 안도 그렇다. 점자불럭이 뭔가. 시각장애인들이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것이다. 보기 좋으라고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약시자들을 위해 보통 노란색을 쓰는데 시청사 안에는 대리석 색인 재색을 사용해 만들어 놨다. 대덕구청에는 장애인 리프트를 설치해 놨는데 승강기 안전법에 저촉돼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책을 세우는 사람들이 길게 내다보지 못하고 한 것 때문이다. 필요로 하는 사람보다는 관리자 입장에서 자신의 눈에 맞추다 보니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 같다.\"      - 시민들이 바뀌어야 할 점이라면.      \"작지만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택시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경우가 있는데 뒤늦게 나타난 비장애인들이 앞에 뛰어가서 타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이것은 꼭 장애인을 위해서만이 아니다. 장애인이나 노인, 어린이 등을 이동약자라고 하는데 이들에 대해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면 좋겠다. 요즘 버스를 타 보면 양보하는 미덕도 사라진 것을 보게 되는데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이 얼마나 좋은가. 큰데서 찾을 게 아니라고 본다. 작지만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론적으로는 더불어 산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자신과 관련돼서는 냉정해 지는데 이론이 아닌 실질적으로 더불어 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제도적으로는 장애인들에게 아직도 장벽이 많을 텐데...어떤가.      \"요즘 취업하기 어렵다는 것은 다 안다. 비장애인들도 어렵다고 하는데 장애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장애인 고용촉진공단에서 장애인들의 취업에 신경을 쓰는데 사실 장애인 의무고용을 지켜야 하는 300인 이상 기업이 대전 충남지역에는 거의 없다. 그리고 자치단체에서는 이 법을 지키지 않아도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데 이런 점은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 이야기를 마칠 때쯤 정 기자는 묻기도 전에 한 기업체 얘기를 꺼냈다.      \"벤처기업인 \'넥스젠\'이란 기업이 있다. 직원이 30명인데 장애인이 30%인 9-1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장애인들은 농아들인데 직원들이 수화를 배워서 의사소통도 문제가 없다. 이런 기업체를 많이 소개해 주고 또 격려해 주면 좋겠다.\"      - 그동안 주로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해왔다. 일반기자들에게 바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장에 가서 보고 기사를 썼으면 한다. 그리고 동정을 유발시키는 기사는 이제 지나갔다고 본다. 현장에서 정확하게 보고 기사를 다뤄졌으면 한다.\"      -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취재하면서 기억에 남는 취재원이 있다면.      98년 가을쯤으로 기억된다. IMF로 노숙자들이 늘어날 때인데 서대전역 광장에서 아기를 낳았다는 얘기를 듣고 취재원을 만난 적이 있다. 곧바로 어느 교회(대덕장로교회)에 도움을 요청해서 1년치 방세를 얻어주고, 월 30만원씩 지원해주고, 연탄도 한 트럭 분을 지원해 주도록 연결해 준 적이 있다. 이 내용을 기사로 다뤘지만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가운데서 연결해 주는 역할이 보람으로 남는다.\"      -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해 달라.      정책을 세우는 사람들이 복지정책을 세울 때 대상자 입장에서 정책을 세웠으면 한다. 뭐가 필요한지 제대로 알고 정책을 세워야 효율성을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정책을 세워놓고 보면 쓸모 없는 정책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며칠전 끝난 투표일날 취재를 나섰다가 본 것이다. 동구 판암동 근처였는데 1층에 마련된 투표소가 입구에 계단이 5섯개가 있었다. 직원들은 이 계단 위에 송판데기 한 장을 덮어 놨는데 장애인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형식적인 행정보다는 실질적으로 장애인 행정이 이뤄져야 할 때다. 눈높이를 비장애인에서 장애인으로 낮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