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과 지역혁신을 위한 토론회
-지역혁신의 비전과 과제
일시 : 10.27일(수) 오후2시
장소 : 목원대학교 창업보육센터
<국가균형발전정책의 평가와 개선방향>
李 載 殷 (경기대 경제학부 교수, 지방분권국민운동 정책위원장)
1. 시작하는글
한국사회는 21세기로의 세기전환기에 사회구조적 변혁의 능선을 넘어가고 있다. 그 변혁은 구태의연한 경직적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넘어선 유연한 열린 사회를 지향하는 변혁이다. 오랜 개발독재는 물적 성장을 실현했지만 그 성장의 이면에서 배태한 사회경제적 이중성의 왜곡은 한국사회의 새로운 도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선진국 따라잡기(catch-up)에 골몰했던 시절 부와 소득 그리고 모든 자원이 특정집단 특정지역에 집중 배분되며 양적인 변화의 환한 불빛만큼 그 어두운 그림자는 다수 계층과 다수 지역의 희생을 강요해왔다. ‘선 성장 후 분배’의 그럴듯한 논리는 성장40년이 지난 지금도 경제정책 입안자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지방자치단체가 내생적 발전을 추진하는 경우에는 정보공개나 주민참가 제도가 필요하다. 민간기업이 주체로 될 때에는 경제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즉 기업은 공동체의 개발에 기여하는 경영방법을 채택하는 것이다. 지방의 도시에서는 도심의 상점가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재생이 도시정책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심재개발은 외부자본의 유치나 획일적인 보조금사업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내생적 발전정책에서 주민은 단지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주인이고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주민참가보다 행정참가가 내생적 발전의 올바른 방향일지도 모른다.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지방자치를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혁신을 통해 지역경제와 지역사회의 역동성을 높이려면 행정분권과 함께 재정분권을 통해 정부간 재정관계를 분권체제로 개혁해야 한다. 목전의 지역 간의 격차문제로 장기적인 지역발전의 토양을 배양하지 않으면 주민참여와 자기책임이 확보되는 지방자치 지역재정의 확립과 내생적 발전의 실현은 요원하다.
지방분권논의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또는 중앙관료와 지방관료 사이의 권한다툼에 의해 퇴색된다면 21세기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사회경제의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민참여와 자기책임이 확보된 분권사회를 구축하되 중앙정부에 의한 전국적 사회통합노력이 보완될 때 신바람나는 한국인의 역동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다. 지금처럼 침체된 지방을 방치한 채 수도권 중심의 개발정책이 계속될 때 단기적인 경기부양은 가능할지 몰라도 성장요인을 소진시켜 결국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지배·종속관계가 아니라 대등·협력관계로 설정하고 이에 걸 맞는 사무배분과 재원배분이 균형있게 실현되는 분권형 사회를 구축하는 것은 단순히 새로 출범하는 한 정권의 공약사항 실천의 범주를 넘어서는 21세기형 사회구축의 필수요건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중앙과 지방을 포괄하는 정치권과 행정관료, 그리고 주민들이 열린 자세로 더불어 협력하기를 기대해본다.
<지역혁신협의회 운영의 과제와 개선 방안>
박재묵(충남대, 사회학)
Ⅰ. 문제 제기
참여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설정하고 그 추진을 위해 2003년 4월 7일 대통령령에 근거를 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우선 설립하고, 2004년 4월 1일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기반을 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새롭게 출범시켰음.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의 주된 특징은 ‘지역’과 ‘혁신’을 강조하는 데서 찾을 수 있음. 지역은 단순히 중앙정부의 지원 대상이 아니라, 발전의 주체로 설정되고 있음. 각 지역은 각각의 ‘특성과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하여’ ‘스스로’ ‘특성화(된)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주체로 설정됨.
또한 지역은 ‘자립형 지방화’ 또는 ‘자립적 지역발전’을 추구하도록 기대되고 있음. 이러한 ‘자립적 지역발전’은 ‘내생적’ 또는 ‘내발적’ 발전 전략(endogenous development strategy)을 이론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음.
또한 참여정부는 과거의 ‘투입위주의 성장’(input-driven growth) 전략 대신에 ‘혁신주도의 성장’(innovation-driven growth) 전략을 추구하고 있음. 혁신의 체계는 세계 수준의 글로벌 혁신체계(GIS), 국가 수준의 국가혁신체계(NIS), 지역 수준의 지역혁신체계(regional innovation system; RIS)로 구분되지만, 이 중에서 참여정부가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혁신체계는 지역혁신체계이다. 결국 참여정부는 각 지역이 ‘지역 혁신’을 통해 ‘자립적 지역발전’을 성취하도록 함으로써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를 성취하고자 함.
지역혁신체계는 ‘대학, 연구기관, 기업, 지자체 등 혁신주체간의 상호 네트워킹을 통한 공동학습, 공동연구개발 및 그 결과물 등을 활용하여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지역수준의 협력체계’라고 정의됨(박동, 2004: 17). 이러한 지역혁신체계를 촉진작동시키는 핵심적인 조직이 지역혁신협의회라고 할 수 있음. 지역혁신협의회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근거가 마련되어 있는 법정기구임.
이런 점에서 각 지역의 지역혁신협의회가 어떻게 설치되고 운영되고 있는가는 지역발전 연구자와 정책 추진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됨. 지역혁신협의회의 운영에 대한 관심은 크게 다양하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음.
그 하나는 과연 다양한 혁신 주체들간의 네트워킹이 실효성 있게 이루어지느냐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고 다른 하나는 과연 지역혁신협의회가 지역 거버넌스로서 작동하고 있는가의 문제에 대한 관심임. 이 글은 지역 거버넌스로서의 지역혁신협의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밝혀보고 그 개선 방안을 마련해 보는 데 목적을 두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