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오늘(24일)세미나 자료집입니다. 그람시는 다음과 같이 쓴 바 있다. 즉 \"사회집단들은 그 역사적 과정의 일정 시점에서 전통적으로 지지해온 정당으로부터 유리된다. 즉 그 당은 기존의 조직형태로 보나 또한 그 당을 구성하고 대표하고 지도하는 일정한 구성원으로 보나, 이제 그 계급 혹은 계급 분파를 대표한다고는 인정되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은 위기가 발생하면, 그 시점의 정세는 불안정하고 위협적인 것이 된다….이와 같은 대립적 정세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그 과정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그 내용은 동일하다. 지도계급의 헤게모니의 위기가 그 내용을 이룬다.“ Gramsci, A. 1983, Selection from Prison Note Book, NY: International, p.1602, G. 제시니 외, 박동진 옮김, 1992, {그람쉬, 어떻게 읽을 것인가?}, 백두, 122쪽에서 재인용. 20세기 전반기 서유럽과 이태리가 직면한 역동적 상황과 우리의 87년 이후의 상황은 곧바로 동일시될 수는 없다. 그리고 헤게모니와 그 위기를 이야기하는 지형과 수준이 다르며 그의 헤게모니의 위기는 지배의 위기를 상징한다. 그러나 87년 이후 민주주의를 지도적 담론으로 하는, 그리하여 민주개혁을 민주진보세력이 선도하여 오던 어떤 상황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80년대를 거쳐서 존재하여 오던 민주진보세력의 ‘헤게모니의 위기’적 정세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바로 이러한 점을 전제로 하여, 나는 이 글에서 현재의 상황을 ‘87년 체제’의 전환적 위기상황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상황의 성격과 동학을 분석함으로써 적극적 극복의 전략적 가능성들을 탐색하고자 한다. 논의의 출발점으로서 나는 현 단계 민주개혁운동, 민주진보운동의 ‘위기’와 관련하여, 먼저 위기이라는 인식이 존재할 수 있고 위기가 아니라는 인식이 존재할 수 있다. 위기라고 할 때는 왜 위기인가 위기의 성격은 무엇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이념형적’ 해석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위기는 민주진보운동이 이미 ‘과거 지향적 운동’이 되었고 미래지향적 운동이 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2)위기는 시민사회의 전반적인 보수화에 원인이 있으며 민주진보운동이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 중심의 권력구조의 일정한 민주화는 이루어졌으나 지역수준 및 풀뿌리 수준에서의 보수성은 의연히 강력하게 존속하고 있다. 3)현재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리버럴(liberal)세력의 위기이지 리버럴을 뛰어넘는 급진주의 내지는 진보주의의 위기는 아니다. 4)87년 체제 하에서 민주진보세력이 기득권집단이 되고 있고 내부적으로 관료화되고 관성화되고 있는데 최대의 위기요인들이 있다. 5)정치적 의제를 중심으로 하는 개혁의 시대에서 사회적 의제를 중심으로 하는 시대로 이행하고 있는 민주진보운동의 신속한 전환이 지체되었기 때문에 위기가 초래되었다. 6)위기의 최대의 원인은 참여정부에 있다. 사회운동은 참여정부와 과감히 단절하고 독립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7)위기는 민주진보운동이 구호 중심의 운동에서 풍부한 정책적 운동으로, 풍부한 정책적 대안을 갖는 운동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8)운동의 최대의 위기는 ‘세대간 단절’이다. 위기는 감수성의 위기이다. 9)위기는 신자유주의적 지구화에 의해서 주어지고 있는데 민주정부와 시민운동이 이에 대결하지 못하고 있음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위기론들은 상호 대립하는 것도 아니면 많은 경우 명확한 논리로 정식화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글은 이러한 다양한 위기론들을 염두에 두면서 나름대로의 분석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