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시철도 1호선 타보니 - 일부 출입구 경사급해 개선시급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회개혁실천국장
<2006-03-09, 대전일보 5 면기사>
대전도시철도 1호선 부분개통을 앞둔 8일 시승식을 가졌다. 대전도 도시철도 시대가 본격 개막된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많은 시민들이 설렘을 가지고 시승행사에 참여했다. ‘천문학적인 적자를 감수하고 만든 도시철도가 과연 어떻게 생겼는지’ 하는 호기심으로 서대전역에 들어섰다.
시민들이 가장 먼저 바라는 것은 도시철도의 안전성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도 전동차와 승강대 사이의 투명스크린도어일 수밖에 없었다. 투명스크린도어 등은 승객 추락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특히 대구지하철 화재사건 이후에 대전도시철도 1호선에는 내장재도 불연재(不燃材)나 난연재(難燃材)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로 판단컨대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역력했다.
역사 안은 비교적 넓고 깨끗해 보였으나 실내공기가 다소 습한 느낌이 들었다. 지하공간이라 그런지 승객들이 떠드는 소리가 유달리 크게 들려 시끄럽게 느껴졌다. 또한 사전 보도를 통해 1단계 구간 12개 역사를 저마다 특색있게 꾸며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가지고 살펴봤다. 그러나 그 역이 그 역이고 색깔이나 편의시설도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서울이나 대구 등의 지하철 역사와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도시철도 전동차 내부는 서울지하철에 익숙했던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좁아 보였다. 좌석이 마주보게 되어있어 시선처리가 익숙지 않았다. 분실 등의 문제 때문에 좌석 위 화물 거치대를 아예 설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휴대물을 거치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어 무거운 짐을 가지고 탑승하는 승객들은 복잡한 통로에 방치할 수밖에 없어 객차 내 통행에 불편이 예상된다.
도시철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각 역마다 지상부와 연결된 지하철 입구(통로)를 이용해야 한다. 당국은 장애인 및 노약자의 편의시설을 보강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75대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출입구에 동시에 설치되지 않아 교통약자들은 결국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가더라도 또다시 횡단보도를 건너 목적지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불편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특히 일부 출입구의 경우 경사로가 가파르고 깊어 위험해 보였다. 지하철 출입구 지붕이 설치되어있지 않거나 덮개가 작아 많은 눈비가 올 때는 낙상의 위험마저 예상되었다.
전체적으로 시설면에서는 대구나 부산 서울 못지않게 우수했지만 그 안에 타는 사람들과 오가는 이야기들 그리고 지하철만의 문화로 채워진다면 어느곳 못지않은 더 멋진 지하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통이후 매년 500억 내외의 순수운영적자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도시철도의 순기능은 사라지고 적자철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도시철도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2, 3호선 건설계획 발표에 앞서 보행환경을 비롯해 시내버스 운송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도시철도와 연계시켜 수송률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2호선을 건설하는데만도 최소한 10년이 걸리고 그동안 수천억원에 이르는 운영적자와 시내버스를 방치한다면 대전 대중교통의 미래는 없을 것이며 도시철도 적자 또한 눈덩이처럼 커져 말그대로 적자철을 면치 못할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