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과학공원의 청산은 정부, 지방, 공사, 지역정치인 모두의 책임임을 통감한다.
지난 4월 23일 93년 대전엑스포 이후 대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과학체험시설로 사랑을 받아온 지방공사인 엑스포과학공원에 대한 청산을 행정안전부가 발표했다. 엑스포과학공원은 단순한 놀이, 체험시설을 넘어 대덕연구단지와 함께 대전이 과학도시로써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기능해왔다.
이번 행정안전부의 엑스포과학공원 청산은 이명박 정부가 취임 이후 주장하고 실행하고 있는 경제논리에 따른 결정으로 보여진다. 엑스포과학공원이 단순한 경제논리로 그 존폐가 결정되어진다면 대전에 남아있을 시설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이번 엑스포과학공원 청산과 관련하여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첫째, 지방공사인 엑스포과학공원은 매년 수 십 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기금을 낭비하는 조직으로 대전 시민들에게 비춰졌다. 따라서 엑스포과학공원은 경영을 합리화하여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시기를 놓쳤다. 따라서 행정안전부가 엑스포과학공원 청산을 결정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둘째, 지방공사의 관리주체인 대전광역시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전광역시는 행정안전부의 결정이 있은 후 지금까지 별다른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전시는 그 동안 적자투성이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엑스포과학공원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난 해 말 결국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했다. 이처럼 엑스포과학공원 부지에 대한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던 대전시가 지방공사인 엑스포과학공원의 청산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것은 엑스포과학공원 청산을 찬성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무리가 없다.
그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엑스포과학공원의 활성화를 위한 각종 용역과 지역민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이후 갑작스런 정부의 청산결정은 대전시의 무능력을 확인한 것으로 보여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 대전시 입장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각종 억측이 난무하는 등 지역민들에게 혼선을 초래해 엑스포과학공원 정상화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스럽지 않다. 따라서 엑스포과학공원 청산과 관련하여 대전시가 조속하게 명확한 입장과 대응을 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아울러 엑스포과학공원 정상화에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며, 이번 청산결정은 결국 정부 스스로의 무능을 새삼 확인 것에 지나지 않다. 따라서 정부 또한 향후 엑스포과학공원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셋째, 지역 정치인들의 무성의이다. 그 동안 엑스포과학공원의 적자는 이미 수 십 차례에 걸쳐 언론에서 언급했다. 따라서 지역의 정치인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충분히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이러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은 채 방관자적 자세로 일관했음을 지적하고, 이들이 과연 지역대표성을 갖고 있는 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넷째, 작년 한 해 동안 대전시는 자기부상열차와 로봇랜드 등 대형 국책사업유치에 뛰어들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제 대전시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과연 지역에 있는 과학놀이, 체험시설인 엑스포과학공원 마저도 활성화시키지 못해 청산명령을 받은 대전시가 과연 대형국책사업을 유치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우리는 대전시와 엑스포과학공원, 우리지역의 정치인들과 시민들이 행정안전부의 엑스포과학공원 청산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목소를 전달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엑스포과학공원이 경제적 논리에 의해 수익을 창출하는 시설로 거듭나면 반가운 일이지만, 전국적인 과학놀이, 체험시설로 거듭나고 있는 점을 볼 때 이번 청산결정이 혹시 엑스포과학공원의 폐쇄로 이어질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아울러 정부와 대전시, 엑스포과학공원, 지역 정치인들은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제안한다.
2008년 4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