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발표를 강행하였다. 이번 고시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불안을 해소하는 내용을 전혀 담고 있지 않으며, 지난 한달간 온 나라를 들끓게 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중지와 재협상 요구를 철저히 무시한 행위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면서도 미국과의 재협상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불안해하는 협상내용을 고스란히 담은 고시를 발표하는 것을 택했다. 정부는 국민의 우려와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추가협상을 통해 수입금지조항을 부칙에 명시하고, 미국 내수용과 동일한 특정위험물질 기준 적용 등을 보완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과 전면 재협상을 하지 않는 한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과 30개월 미만 소의 광우병 위험물질 수입 허용 등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본질적인 수입조건을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이번 고시발표는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의무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며, 성난 민심에 불을 지피는 행위일 뿐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돌보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분노를 참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지난 한달간 평범한 시민들이 매일밤 촛불을 들고 청계광장에 모이고, ‘불법시위 엄단’이라는 엄포에도 불구하고 밤새 거리를 헤매며 시위를 벌였던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달라’는 소박한 요구를 무시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저항의 촛불은 더욱 거세어 질 것이며, 국민의 민의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부는 더욱 많은 국민의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부에게 지금이라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달라는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를 당장 철회하고, 즉시 재협상에 나설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는 이제 막 거리로 나서기 시작한 성난 촛불들의 더욱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2008.5.29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남윤인순 박두규 양철호 권미혁 윤영진 윤준하 이상진 이학영 임종대 김사열 홍재웅
운영위원장 하승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