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 이명박 대통령 특별기자회견에 대한 우리의 입장>
아직도 국민 요구가 무엇인지 주제 파악 못하는 대통령, 국민은 절망스럽다!
어제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광우병 쇠고기 등 국정파행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밝혔다. 반성하고 자신을 자책한다는 간곡한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했다하지만, 새로운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반성하고 자책한다는데 진정 무엇을 반성하고 어떻게 바꾼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고,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겠다했으나 산적한 현안에 대한 명쾌한 답변은 없고 정부와 미국정부를 믿어달라는 공허한 주장뿐이었다.
더욱이 국민이 그토록 요구했던 재협상에 대해서는 그동안 밝혀왔던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어 재협상은 못한다고 다시 한 번 못을 박았다. 두 번에 걸친 대통령의 사과를 통해 재협상을 고대했던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광우병대책회의가 주장해왔던 SRM부위 수입배제,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미국과의 추가협의를 통해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만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국민적 분노가 잦아들 것이라는 안이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이번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도 지난 5월 22일의 기자회견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재방송> 아니냐는 통렬한 비아냥까지 들린다. 대통령이 여전히 지난 50여일 동안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길거리에서, 광장에서 촛불을 켜고 외친 국민들의 열망이 무엇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었다.
이 대통령의 핵심추진 정책 중에 하나인 한반도 대운하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정책 추진여부에 대해 ‘추진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 대신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조건문을 또다시 사용했다. 그러나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80% 내외의 국민들이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고,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대운하는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더 반대하고, 광장으로 거리에서 대운하 반대목소리를 내야만이 이 대통령이 대운하를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울화통이 터진다. 분명한 ‘백지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 이상 대통령이 운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이런 이대통령의 국민무시 태도는 국민 앞에서 진정으로 반성하고 자책하는 자세가 아니다.
최근 당정협의와 이대통령이 밝힌 공기업 민영화 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우려하는 공기업 민영화를 \'공기업 선진화’라고 말을 바꾸고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가스와 물, 전기, 건강보험 등은 민영화 계획이 전혀 없고 애초부터 없었다’고 밝혔지만 관련법 개정과 준비 작업은 착착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이 반대하니까 정책의 방향만 바꾸겠다는 것인지 정책자체를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어제 회견문에는 분명한 입장이 없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서 청와대와 내각 인사쇄신 및 국정운영에 관해서도 납득할 만한 원칙과 기준, 인선폭에 대한 언급이 없어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저버리고 또한번의 알맹이 없는 사과로 국면을 넘기려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전면쇄신에 대한 의지와 실행계획 없이 그저 국민에게 믿고 지켜봐달라고 하는 것은, 너무도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온 국민에게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니다.
덧붙여, 우리는 지난 6.10항쟁 21주년을 맞이하여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박성효 대전시장의 시민정서와 배치되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발언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요구한바 있다. 아울러, 시의회 등 지방의회 의원들도 시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정부고시 철회와 쇠고기 수입검역 위생조건의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즉각 채택할 것을 촉구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납득할만한 해명과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이에 우리는 재차 박성효 대전시장과 시의회에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입장과 결의문 채택을 공식적으로 요구코자 한다. 아울러, 우리는 150만 대전 시민들과 함께 시청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향후 납득할만한 조치가 이루어질 때까지 시민행동을 통해 엄중히 규탄할 것임을 밝힌다.
국민들이 50여일 간 수백만 개의 촛불을 든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의 뜻을 이명박 정부가 외면하지 말 것을 결연히 요구하는 것이다. 재협상을 통해 30개월령 쇠고기는 물론 30개월령 이하 쇠고기의 SRM도 수입되는 것을 막아 검역주권을 되찾아 오는 것이다. 공기업민영화와 교육자율화, 공영방송 장악시도, 수도 민영화와 대운하 추진과 같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정책을 전면 포기하고 도탄에 빠진 민생을 살피라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에 납득할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국민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대통령 기자회견은 국민을 다시 한 번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무책임한 처사다.
하여 우리는 다시 한 번 이명박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하나, 30개월령 미만 쇠고기로 국민을 호도하지 말고 광우병 위험 쇠고기가 국내에 반입되지 않도록 전면 재협상에 나서라.
하나, 한나라당은 청와대가 국민의 명령을 수용하여 전면 재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촉구하고, 국내법으로 광우병 쇠고기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로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에 적극 나서라.
하나, 박성효시장과 김영관의장은 대전시민의 건강과 식탁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전면 재협상에 나설 것을 적극 권고하고, 의회는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반대 결의문을 즉시 채택하라.
2008년 6월 20일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대전시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