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파업을 지지한다
7대 언론악법 저지 및 언론노조 파업 지지 기자회견문
한해를 정리하고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건만 온 나라가 시끄럽다. 야당은 국회에서 농성중이고, 각종 시상식 등 연말특집 제작으로 바쁠 방송사를 비롯한 언론사 노조는 총파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리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역시 성탄절의 여운을 되새길 새도 없이 이렇게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나라당 대전시당사 앞에 섰다.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방송법과 신문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이른바 7대 언론악법을 기필코 저지해야만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올 연말까지 통과시키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는 이 개정안들은 국민의 눈과 귀를 틀어막아 천년만년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이어가겠다는 지극히 탐욕적이고 사리사욕적인 것들이다.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독과점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조중동 방송과 재벌방송을 만들어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미디어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신문과 방송의 동시소유, 이른바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고 재벌의 지상파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며 이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사실 왜곡이다.
OECD 국가중 일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론 독과점 견제장치를 두고 있다. 독일은 전체 여론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지 않아야만 방송 경영이 가능하고, 영국은 전국 독자의 20% 이상을 점유하는 신문사의 경우 전국 방송사의 지분을 20%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했으며, 미국은 같은 지역 안에서는 신문과 라디오, TV를 동시에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법 개정의 명분으로 입만 열면 규제완화를 통한 세계적 미디어그룹 탄생 운운하고 있다. 세계적 미디어 그룹인 폭스나 CNN은 10억명 규모의 영어권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명성을 얻은 알자지라는 17억명의 아랍어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반면 한국어권은 7천만명에 불과하다. 명백하게 배경이 다르고 출발지점이 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말로 치장하며 막연하게 세계적인 유력 매체들을 거론하는 것은 음흉한 속내를 감추고 혹세무민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말로 세계적 미디어그룹 탄생, 미디어 산업 활성화가 목적이라면 광범위하게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고 국민적인 토론을 거쳐야 마땅할 것이지만, 지금 정부 여당은 국정을 파행시키고 언론종사자들의 파업과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킴에도 밀실에서 결정하고 일방 독주할 뿐이다.
5대 보수 신문사가 지상파 방송을 운영하는 일본은 55년간 자민당 일당 지배체제가 유지됐고, 이탈리아의 미디어 재벌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경제적 무능과 실정, 마피아 연루설과 부패혐의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미디어의 힘을 배경으로 이탈리아 최초의 3선 총리가 됐다.
한나라당은 바로 이런 것을 꿈꾸는가! 신문법과 방송법 개정으로 방송이 조중동과 재벌 손으로 넘어가고, 정보통신망법과 사이버모욕죄 등으로 인터넷이 통제돼, 신문의 의제설정능력과 방송의 의제확산능력, 인터넷의 의제해석능력을 모두 한 손에 움켜쥘 수만 있다면 대한민국은 완벽하게 그들 손 안에 떨어질 수도 있다. 이것을 두고 ‘나라 들어먹겠다는 추악한 야욕과 탐욕’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달리 무엇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들만의 세상에서는 미디어에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넘쳐날테지만 지역과 약자는 고통 속에 하루 하루를 연명하기도 힘들게 될 것이다.
실로 2008년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 헌법정신을 짓밟고 자유민주주의의 정체성을 훼손시키려는 자’들로 인해 백척간두의 위기상황에 놓여있다. 참담하기 그지없다.
때문에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야욕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은 정당하다. 우리는 조중동 방송, 재벌방송 등 악법 제정을 저지하기 위해 총파업에 나선 전국언론노조와 뜻을 같이하며 그 활동을 지지함을 밝힌다.
세계적 경제위기라는 이 엄혹한 시기에 국정을 파행시키고 사회적 혼란을 불러일으켜 국민적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모든 책임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있으며, 우리는 국민의 힘을 모아 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나갈 것이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한나라당이 국민의 뜻을 받들어 언론관련 7대 악법을 비롯한 이른바 MB악법을 폐기하고, 국민들 앞에 사죄할 것을 요구한다.
“미디어 재벌들은 엄청난 부자가 되고 권력자가 됐지만 정작 시민들과 민주주의는 가난해졌다”
- 언론장악 독재체제 획책하는 언론악법 즉각 폐기하라!
- 지역과 약자들은 다 죽는다, 조중동 방송, 재벌 방송 결사 반대한다!
- 언론노조 총파업은 정당하다, 한나라당은 언론악법 폐기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
2008년12월26일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전경실련, 대전YMCA, 대전충남생명의숲, 대전여민회, 대전시민아카데미, (사)대전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대전실업극복시민연대, 대전충남민교협,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