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 비통한 마음과 굳은 의지로 이 자리에 모였다.
‘금강운하’로 시작하여 ‘금강살리기사업’으로 변형된 ‘금강죽이기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착공식이 있는 지금, 우리는 묻는다. 금강권역에 살고 있는 시도민의 염원을 저버리고 강행하려는 ‘금강정비사업’은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우리는 행복도시선도사업과 관련하여 전문가들과 함께 많은 의견을 제시했다.
보를 만드는 것은 수량은 확보할 수 있으나 강 생태계를 망치는 행위이며 더구나 미호천과 갑천의 오염된 하천이 유입되는 곳에 보를 만드는 것은 금강수질을 악화시키는 것이라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 또한 미래형 생태도시를 만들겠다면서 제방을 쌓는 것은 과거형 콘크리트도시를 만드는 것으로 결국 행복도시의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이런 전문가와 시민환경단체의 의견을 정부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오늘, 행복도시를 불행도시로 만드는 계획을 실행하려 한다.
우리는 오늘 이 착공식이 단순히 금강 생태계를 망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이명박 정부의 반분권적, 반지역적 행태를 완성하는 자리이기에 더 큰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지역균형발전의 시작인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원점으로 돌리려고 하는 이명박 정부의 반분권적 반지역적 정책이 행복도시의 중요 경쟁력이 될 금강생태계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명박 정부에게 분명하게 경고한다.
오늘 시작되는 금강생태계와 행복도시를 함께 죽이는 삽질은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금강유역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시도민들과 수많은 생명들의 저항이 반드시 이 일을 막을 것이다.
국민 대다수는 이번에 발표한 금강 및 4대강 정비사업 마스터플랜을 보고 이것이 ‘이명박표 운하’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정부의 국책연구기관들이 한결 같이 보 설치와 하천준설은 강 생태계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는데 이번에 발표한 마스터플랜은 4대강에 16개나 되는 보를 설치하고 5.7억㎥이라는 엄청난 양의 하천준설을 하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를 위해 3조원의 예산이 더 증액되어 소요예산이 16.9조원이며 여기에 연계사업까지 합하면 총 22.2조원의 예산이 책정되었다.
더구나 4대강 정비사업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차지하고 있는 하천준설과 보 설치를 ‘재해예방’ 사업으로 분류하여 예비타당성 조사 조차 거치지 않고 밀어붙이고 있다.
이명박정부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강 죽이기 사업을 국민의 세금으로 강행하려 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더 이상 이명박정부의 막가파식 개발행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거센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 이명박표 운하는 곧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
금강의 경우도 3개의 보를 설치하고 5천㎥의 하천준설을 해서 관광운하를 만들겠다고 한다. 더구나 하천변에서 농사짓는 2300여 가구의 농민들을 수대를 이어 살아온 고향땅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내몰려고 한다.
금강을 사랑하는 대전, 충남, 충북, 전북의 시도민 역시 바보가 아니다.
금강을 죽이며 국민혈세를 낭비하고 더구나 2년 안에 졸속으로 치루어지는 대형토목공사를 우리는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진정으로 강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고 싶다면 오늘, 모든 계획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 우리 국민들의 기다림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만약 지금 우리의 절실한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명박 정부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될 것이며 국민을 배반하는 정권의 말로가 어떤지를 만 천하에 보여주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에게 다시 한번 경고한다.
4대강을 죽이는 행위를 지금 멈추어라. 그리고 국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4대강을 진정으로 살리는 길을 모색하라.
2006년 6월 12일
금강운하백지화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