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수정안 MOU 체결은 과학벨트 정상추진 포기의사다!
대전시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어제 과학벨트 거점지구 내 기초과학연구원을 엑스포과학공원으로 이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과학벨트 수정안에 합의했다. 결국 과학벨트 축소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지난 6월 8일 미래창조과학부의 과학벨트 수정안 제안에 대전시가 4대 요구조건을 들어 회신한 내용에 대한 합의를 한 것이다.
우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기초과학연구원의 엑스포과학공원 이전은 과학벨트 사업의 축소로 규정하고 원안 추진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와 미래창조과학부가 합의한 기초과학연구원 엑스포과학공원 이전의 타당한 근거조차 제시하지 못한 졸속 수정안에 합의한 것이다.
이번 정부와 대전시의 과학벨트 관련 협약은 정부의 잘못된 요구에 대해 지난 2년여간의 거부의지를 대전시 스스로 포기하고 정부의 억지에 가까운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과학공원 부지 헌납 등 정부의 요구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그 대가로 대전시가 요구했던 사이언스센터 등의 국비지원 규모마저도 반토막 나는 등 누구를 위한 협약인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번 과학벨트 수정안 합의는 거점지구와 각 기능지구의 역할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우려스럽다. 더 나아가 충청권의 공조로 과학벨트 사업을 지켰으나, 이번 과학벨트 수정안 협약으로 과학벨트 기능지구가 입지한 충청권 자치단체와의 갈등이 불가피해 향후 충청권 공조에도 악영향으로 작용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대전시가 미래창조과학부와의 수정안 합의로 인해 기초과학연구의 백년지대계를 구상했던 과학벨트 사업은 국책사업에서 대전을 위한 지역사업으로 전락했다. 기초과학 연구를 통해 노벨상을 꿈꾸고 국가 신성장동력 창출이라는 거대한 포부로 출발했던 과학벨트 사업의 축소나 다름없다.
또한 찬성하는 측의 과학의 대중화 논리는 이미 2011년 과학벨트 기본계획 수립시, 세계최고의 연구환경과 정주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거시계획 아래 거부당했다. 연구자들의 정주환경과 연구환경조차 보장해주지 못하는 현재의 수정안은 결국 과학벨트를 통해 얻고자 했던 목적의 수정이나 다름없다.
이번 논란을 거치면서 분명하게 확인된 것은 국책사업으로 추진중인 과학벨트 사업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5조2천억원에 이르는 관련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려면, 정부의 확고한 추진의지 속에 관련예산의 반영은 물론 정상추진을 위한 정부의 의지가 반영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답보상태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기초과학 연구라는 대의 앞에 지역에 던져진 국책사업조차도 지역의 행정과 정치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분열을 자초하면서 중앙정부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현실에 우리는 참담한 심경과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의 백년지대계 구상은 온데간데 없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파적 이익과 지역의 이익만을 앞세운 수정 논리가 난무하는 작금의 상황은 결코 대전의 미래, 과학의 미래가 될 수 없음을 강조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