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말 대전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장을 확장한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졌다. 1997년 월평동에 마권장외발매장이 생긴 이후 대전시민들과 인근 주민들은 도박중독 뿐만 아니라, 주말이면 불법주차로 인한 교통난과 인근의 유흥시설 밀집에 따른 교육과 주거환경 악화 등의 심각한 생활권의 침해를 받고 있다. 건전한 레저시설로 많은 이용자들이 찾아와서 주변지역의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장밋빛 청사진은 이미 허구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특히 마권장외발매장 이용자의 도박중독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정부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를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마권장외발매장이 도박중독에 빠질 확률도 일반 경마장에 비해 두 배나 높고, 이로 인한 도박중독 문제의 심각함을 경고하고 있다.
대전의 경우 더 심각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2012년 입장객수는 지난 2010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지만 마권장외발매장이용자 1인 배팅액이 1일 평균 62만원을 넘어 2010년에 비해 2배가 늘었다. 이는 1인당 전국 평균 배팅액인 40만원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금액이다. 배팅액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도박중독에 가까워지는 징후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러한 마권장외발매장의 심각한 부작용과 문제점을 인식한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에서는 그동안 누차에 걸쳐서 마권장외발매장의 외곽이전이나 폐쇄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이를 비웃기나 하듯 오히려 마권장외발매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권장외발매장을 지금보다 두배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도 시민들의 반발에 입장정원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없다는 마사회의 답변도 어처구니가 없다. 마권장외발매장을 확장하는 이유가 시설개선을 통해 이용객과 매출을 늘리려는 목적임에도 정원을 운운하며 문제없다는 식으로 넘어가려는 건 대전시민을 우롱하는 행위이다. 지난 2003년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소를 이용한 이용객수가 60만3천명으로 1일 평균 5천명이 넘었다는 점과 정원은 마사회에서 언제든지 임의로 바꿀 수 있음을 감안하면 정원관련 논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또한 공기업 35개 이상의 유치효과나 지방세수 178억을 운운하며 여론을 호도하려는 시도에 분노를 느낄 지경이다. 공기업 유치의 목적은 세수보다 인구증가와 지역경기활성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마권장외발매장으로 인해 1년에 대전시민이 탕진하는 금액만 2012년 기준 675억이다. 경기활성화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가고 지역자본을 역외로 유출시키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시민을 도박중독에 빠뜨리고 사회경제적 문제를 일으키면서 번 돈으로 세금을 많이 냈다고 자랑하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다.
아울러 도심 내에 있는 마권장외발매장으로 인해 지역민이 도박중독에 빠지고 해당 지역의 생활권이 침해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지켜만 보고 있는 대전시와 서구청 또한 문제다. 마권장외발매장을 이용하는 지역민의 도박실태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와 치료, 침해받는 생활권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마권장외발매장 확장 계획 철회의 대열에 대전시와 서구청도 함께 할 것을 촉구한다.
마권장외발매장으로 인해 대전시민은 폭발 직전이다. 한국마사회는 이제라도 마권장외발매장 확장계획을 전면 백지화 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2014년 1월 8일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장 확장 계획 철회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