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DRECL)은 천변고속화도로 통행요금 인상 계획을 중단하고, 양허계약을 현실에 맞게 재조정하라!
언론보도에 의하면 갑천도시고속화도로를 운영하고 있는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이하 DRECL)\'가 경영수지 개선과 효율적인 도로 운영을 목적으로 2016년 1월 1일부터 통행요금을 인상하고자 지난 8월부터 대전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협상을 통해 소형차는 1,000원(현행 800원 대비 20%), 중형차는 1,200원(현행 900원 대비 33.3%), 대형차는 2,000원(현행 1,400원 대비 30%) 인상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해당 도로의 통행료를 2012년 소형차 기준으로 900원까지 인상해야 하나 기존 통행료보다 100원 인상된 800원으로 인상하고도 2013년부터 흑자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허계약상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통행료 현실화와 2012년에 900원으로 인상하지 못해 발생한 100원의 손실과 중·대형차 통행요금 미조정 손실을 보완하겠다는 것이 이번 요금인상의 목적이다.
또 하나는 대전시의 채무부담을 경감하겠다는 목적으로 통행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그 동안 발생한 통행수입 흑자로 2014년과 2015년에 채무 원금을 분할 상환했고, 지속적으로 채무분할 상환을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이러한 입장은 결국 대전시가 과도한 수요예측으로 추진한 정책실패로 인해 발생한 채무를 천변도시고속화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전가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흑자 규모를 키워 채무원금 상환액을 높이는 목적으로 업체가 추진하는 요금인상 계획에 대전시가 동의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대전시가 갑천도시고속화도로를 추진할 당시 개통 초기에 하루 5만2천대의 통행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개통한 지 11년째인 2014년 하루 통행량은 40,392대로 대전시가 예측했던 개통 초기 통행량 대비 77.6%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처럼 갑천도시고속화도로는 부풀려진 수요를 대전시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추진한 정책실패이다. 명확한 대전시의 정책실패 책임을 시민들에게 통행료 인상으로 전가하는 것은 대전시 행정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행위이다.
대전시와 DRECL이 애초 예상했던 통행량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흑자가 발생하는 갑천도시고속화도로의 통행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2016년 7월 대전-세종BRT 완전 개통 및 대전-세종을 연결하는 일반도로가 연말에 개통될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들 도로의 개통으로 갑천도시고속화도로를 통한 대전-세종 간 통행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통행료 인상과 통행량 증가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의 갑천도시고속화도로 통행량으로도 충분히 흑자가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 통행량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요금인상 논의는 불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1999년에 대전시와 DRECL가 맺은 양허계약상의 문제도 심각하다. 지금은 흑자로 전환되어 대전시가 부담하지 않지만, 대전시는 그 동안 ‘교통위험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예상수입금의 93% 이하를 보전토록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지급했던 교통위험지원금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392억원이 넘었다. 더구나 이번 요금인상의 빌미를 준 소비자 물가지수를 반영하도록 한 양허계약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대전시는 DRECL과 맺은 양허계약을 현실에 맞게 재협상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번 요금인상 계획이 갑천도시고속화도로 건설과 관련한 대전시의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시민들에게 부당하게 전가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대전시가 시민의 대표기관으로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지는 최소한의 모습을 보이려는 의지가 있다면 DRECL의 요금인상 계획을 단호하게 거부할 것을 요구한다.
더 이상 대전시의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이 시민들에게 전가되는 일이 없도록 시민중심의 행정을 펼칠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