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광역철도 예타 통과를 위한 도시철도 2호선 가수원역-서대전역 배제는 심각한 밀실행정이자,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포기한 행위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노선 중 약 4.8㎞ 구간에 대한 착공을 연기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해당 구간은 가수원역에서 서대전역 구간이다. 이 구간이 연기 검토되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11월 통과한 기획재정부의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사업과 대전시의 도시철도 2호선이 교통수요가 중복으로 나타나 노선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전시의 입장이 우려스럽다. 민선6기 들어 ‘경청’과 ‘소통’을 강조한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앞두고 시민과 합의를 통해 연기를 검토한 게 아니라, 오로지 충청권광역철도의 예타 통과만 염두에 둔 채 벌인 밀실행정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도시철도 2호선 추진은 대전시의 100년 대계다. 이런 중대한 과정에서 또 다시 대전시민이 배제되었다. 이는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을 추진하는 모든 과정에 대해 시민들과 공감대를 얻으려는 노력보다 빨리 건설하겠다는 의도만 드러낸 것이다.
해당 노선(가수원역에서 서대전역 구간)이 충청권광역철도와 중복되는 것은 이미 도시철도 2호선을 추진할 당시부터 누구나 알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런데도 이런 사정을 제대로 검토조차 하지 않은 채 충청권광역철도 예타를 신청했다는 것은,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을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근시안적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아울러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건설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도시철도 2호선의 유무에 따라 시나리오 분석을 수행”했다고 언급했다. 가수원역과 서대전역 구간 4.8㎞에 도시철도 2호선을 건설하면 정류장은 약 7~8개 정도 신설하는 반면, 충청권광역철도는 도마역과 문화역 등 총 4개의 역만 계획돼 있다.
도시철도 2호선을 건설하지 않을 경우, 충청권광역철도 4개의 역에서 발생하는 비용편익분석(BC분석) 값은 0.38이나 올라간다. 보통 비용편익분석을 할 때, 그 결과가 ‘1’ 이상이면 사업성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대전시가 충청권광역철도의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도시철도2호선 가수원역-서대전역 구간의 착공을 무기한 연기할 수밖에 없는 어처구니없는 정책결정을 한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충청권광역철도의 예타 통과만을 위해 도시철도 2호선의 일부 구간을 배제했다는 것은 도시철도 2호선 또한 적자투성이인 애물단지로 전락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전시는 충청권광역철도가 본궤도에 오르면 교통수요 중복 구간을 시작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2년 충청권광역철도, 2025년 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가수원역-서대전역 구간의 트램 운영은 어렵다. 또한 대중교통의 수송분담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 한 착공 연기 구간의 도시철도 2호선 추진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전시는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추진 지역으로 진잠-유성 구간을 밝혔다. 이미 도시철도 2호선을 트램으로 결정하면서 ‘도시재생’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음에도 신도심에 먼저 추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로 인해 원도심 지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도시재생은 요원한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추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충청권광역철도의 예타 통과를 위해 도시철도 2호선의 일부 노선 배제를 밀실에서 결정한 사실관계를 밝힐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대중교통이 공멸이 아닌 공생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의 수송분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즉시 마련하고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2016년 5월 10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 유병구 이문희 장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