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단체 성명논평

실정을 돌파하기 위한 졸속 개헌 추진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국민의 기본권을 확장하기 위한 민의를 수렴한 개헌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민생과 경제분야의 어려움을 이유로 개헌의 필요성을 부인했던 대통령이 개헌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있었던 국정파탄과 백남기 농민 사망, 우병우 민정수석 비리 의혹,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 등 어느 것 하나 사과조차 없는 상황에서 제안한 깜짝쇼식의 개헌 제안에 불과하기 때문에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그 동안에 있었던 국정운영의 파탄과 국정농단을 개헌을 통해 희석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제안이 진정성을 갖기 위한 전제조건은 국정파탄과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성역 없는 수사가 우선되어야 한다. 87년 체제의 헌법이 갖고 있는 한계에 대해서는 전문가나 정치인, 국민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이번 개헌은 모두가 체감하는 현행 헌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개헌이어야 한다. 따라서 개헌을 통해 현재 대통령이 직면한 정치적 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국면타개용으로 활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 뿐만 아니라 헌법을 제정하고 개정하는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따라서 국민적 총의를 모으기 위해 충분한 시간의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동안 개헌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다가 임기를 불과 1년 4개월 밖에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개헌을 제안하는 것은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 밖에는 의심되지 않는다. 개헌을 통해 87년 체제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87년 체제 이후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장본인이 시급하다고 개헌을 졸속으로 추진할 일은 절대 아니다. 개헌은 국민의 기본권을 확장하기 위한 방향으로 민의를 수렴하기 위한 충분한 절차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그 동안 이룬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정을 파탄내면서 이에 대한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하고 추진할 일이 결코 아님을 분명히 한다.

2016년 10월 25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 유병구 이문희 장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