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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대전시는 박남일 사장 후임으로 추천된 대전도시공사 사장 후보 2인에 대해서 ‘대상자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후, 재공모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공사 사장 채용과 관련하여 퇴직고위공무원 내정설이 나오며 또 다시 낙하산 인사의 우려가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공사 노동조합도 낙하산 사장 임용을 반대했다. 어제 내려진 대전시의 결정은 대전도시공사가 안고 있는 내·외부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대전시장이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사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으로 재공모를 실시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한다. 앞으로 채용할 대전도시공사의 사장은 경영능력과 내부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대전시가 산하 공사·공단의 사장을 임명할 때 논란이 된 이유는 후보자를 추천하는 임원추천위원회가 갖는 구성의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대전시는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공사·공단의 사장 채용 때마다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 산하 공사·공단의 임원추천위원회는 대전시장과 공사 이사회가 각각 2인, 대전시의회에서 3인을 추천해 총 7인으로 구성한다. 추천기관을 볼 때 임원추천위원회 내부에서 후보자의 경영능력, 도덕성 등을 공정하게 검증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이런 한계 때문에 그 동안 공사·공단 사장 후보자에 대한 대전시의회의 인사청문간담회가 파행적으로 운영됐던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대전시와 공사·공단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방식을 바꾸지 않고 있어 공사·공단 사장 인사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2010년 이후 대전시 산하 4곳 공사·공단의 임원추천위원회 명단과 주요경력’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4곳 공사·공단이 1차 답변서에서 공개한 당시 임원추천위원들의 주요경력으로는 전문성을 살펴볼 수 없었다. 심지어 모 위원의 경우에는 주요경력이 명기돼 있지 않았다. 이에 다시 <정보공개법>과 <행정자치부 공기업과 지방공기업 인사운영기준>에 의거해 임원추천위원회 명단과 주요 경력에 대해서 정보공개를 재청구했지만, 4곳 공사·공단 모두 비공개결정을 해, 현재 행정심판 중이다. 공사가 운영하는 임원추천위원회는 시민의 위임을 받아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위원회이므로, 당연히 공적 책무에 대해서 부담을 져야하며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공사·공단이 운영되는 모습과 임원추천위원 추천기관을 보면 해당 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가 제대로 검증한 후보자를 대전시장에게 사장으로 추천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제대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라면 온갖 문제를 일으켰던 대전도시공사 사장으로 박남일 씨를 추천하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제2의 박남일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추천부터 누구나 인정할 수 객관적인 사람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방공기업법에 의거해 운영하고 있는 공사·공단의 임원추천위원회 설치·운영 내규를 강화해야 사장 후보자 추천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해질 수 있다. 대전시장이 추천하는 2인은 시민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여야 하며, 공사 이사회가 추천하는 2인은 해당 기관 노동조합과의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 대전시의회 또한 집행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위해 사장 후보자를 엄중하게 검중할 수 있는 인사 3인을 추천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과정에 대해 대전시와 공사, 시의회 모두 시민들에게 위원들의 전문성과 추천 이유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박남일 사장 취임 이후, 대전도시공사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무산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금이라도 공사가 정상화돼 운영되기 위해서는 임원추천위원회 투명성 강화는 물론 공사 내부의 반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권선택 시장의 산하 공기업 인사를 개선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에 대한 시작으로 권선택 시장은 대전시 산하 공사·공단의 임원추천위원회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재구성할 것을 요구한다. 대전시는 산하기관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즉각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임원추천위원회의 구성의 객관성을 높이는 것만이 대전시 산하 공사·공단의 사장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7년 7월 20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 유병구 이문희 장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