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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적자, 솔직하지 못한 지자체, 소통 없는 대전시
- 대전광역시는 2030 하계 아시안게임 유치 전면 철회하라.
지난 2월 7일 충청권 4개 시·도(대전·세종·충북·충남)는 대전시청에서 “2030 하계아시안게임 공동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번 업무협약은 명분도 대책도 없는 무분별한 시도다. 이미 시민들은 알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은 국제 스포츠대회의 허와 실을 명백히 밝힌 사례다. 국제대회 유치 시기마다 정치인과 스포츠관계자들이 이야기하는 ‘기대효과’가 제대로 실현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또 한 번 알려줬기 때문이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발간한 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인천아시안게임에는 각종 경기장 건립·보수비 1조 7224억 원과 운영비 4832억 원 등 2조 2056억 원이 소요됐다. 장밋빛으로 이야기했던 경제효과는 인천시와 인천시민들을 빚더미에 올린 채 끝났다. 그러나 대전시는 “4차 산업혁명 특별시 건설을 통해 동북아 과학수도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될 것” 이라며 뜬금없는 포부를 밝혔다. 대전시는 4차 산업혁명 특별시와 아시안게임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국제 스포츠대회의 예정된 적자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평창 동계 올림픽도 평창조직위원회는 흑자라고 발표했지만 그 내면에는 12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수입으로 계산했고, 사회 인프라 투자인 고속철도 건설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약 1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봤다는 사실 역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물론 많은 스포츠 관계자들과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기대효과”는 단순히 계산하기 어렵다. 경기장 건설을 통한 건설경기 부양은 대규모 건설사들의 이익과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효과만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관광효과 역시 실질적으로는 경기 관계자들을 제외하면 경기 후 평년 수준으로 돌아온다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다. 내수증진도 대회시기에 일부 업종의 일시 호황 외에 다른 업종의 경제효과는 입증된 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불확실한 기대효과와 예정된 적자 사이에서 대전시는 더 신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전시는 대전 시민들에게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4개 시・도간의 업무협약이 하루 이틀 안에 나왔을 리 없고, 바로 직전에 인천아시안게임과 평창동계올림픽을 진행하면서 발생했던 수많은 사회적 갈등과 문제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전시는 업무협약을 발표함에 있어서 사전 조사가 부족해 보인다. 최소 10개가 넘는 경기장을 신축해야하고 운영과 유지에 대한 비용 역시 추산 가능하다. 국비를 제외하고 4개 지자체가 부담해야하는 금액은 최소 1조 2천억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4개 시도가 단순 배분한다고 가정해도 대전시는 최소 3천억 원 이상의 세비가 투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해서 인천광역시가 신축했던 주 경기장 건축비용만 4900억 원을 사용한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최소금액의 근거는 너무 빈약하다. 오히려 4개 시·도의 넓은 권역에서 진행되는 대회인 만큼 이동수단과 선수촌, 그리고 증가된 운영비 지출이 예상된다. 게다가 지난 시기 개최된 모든 국제대회 이후 발생한 경기장 운영적자 대책과 활용계획 역시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업무협약 발표는 더 큰 갈등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대전광역시는 “560만 충청인의 염원과 역량을 모아 공동유치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관협치를 핵심기조로 삼고 있는 허태정 시장은 업무협약을 추진하기에 앞서 대전시민에게 국제대회 유치에 대해서 전혀 묻지 않았다.
정말 필요한 일이라면, 타당한 절차를 통해 기존 국제대회 평가와 대전시 세비 지출 계획 및 이후 활용계획에 대해서 먼저 시민들에게 공유했어야 했다. 이런 명분도 대책도 없는 무분별한 국제대회 유치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국제대회의 장밋빛 예측은 이미 끝났다.
2019년 2월 13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김영진, 이진희, 장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