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6.25전쟁 당시 군.경에 의해 대전형무소 수감자를 비롯 민간인 등 최대 7천여명이 학살된 곳으로 추정되는 대전 산내동 골령골 제5학살지에서 김두관 전 장관과 김원웅 국회의원 등 관계자들이 \'대전 산내학살사건 희생자 개토제\'를 마친 뒤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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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대전 산내학살 유족회장
한국전쟁 최대규모 민간인 학살사건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이번 발굴조사로 \'산내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진실이 소상히 밝혀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 회복도 고마울 따름이고요\"
단일 사건으로는 국내 최대규모의 민간인 학살로 추정되는 대전 산내동 골령골 일원에서 7월 1일부터 발굴 조사가 본격 실시된다.
이는 지난 4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6.25 전쟁 전후 군.경에 의한 민간인 집단학살 매장지 유해 발굴\' 결정에 따른 것이다.
본격 발굴에 앞서 1일 열릴 산내학살 유해발굴 개토제 및 희생자 제57주기 8차 위령제를 준비중인 \'대전 산내학살 유족회\' 김종현(70) 회장은 \"아직도 당시의 암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유족이 바라는 것은 오직 진실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후퇴하던 대한민국 군경들이 산내에 있던 대전형무소의 재소자들과 지역 보도연맹원 등을 \'북한군에 협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상범으로 내몰고 무참히 학살했다\"며 \"그 과정에서 좌익활동 전력이 있는 민간인들도 학살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대 7천여명의 피해자들이 모두 대전 산내 골령골에 집단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 경우 전쟁 당시 아버지가 끌려가 처형됐는데 지난 2000년에서야 아버지가 묻힌 곳이 산내 골령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들은 부모.형제를 억울하게 잃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90년대 초반까지 연좌제의 굴레를 쓰고 각종 차별을 당했다\"며 \"공직진출은 꿈도 못 꾸고, 온갖 사회적 냉대를 겪어 온 유족들 가운데는 아직도 자신의 아버지 또는 형제가 좌파였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발굴에 들어가면 유족들은 상주인 만큼 발굴기간 내내 현장을 지키게 될 것\"이라며 \"기왕 시작된 발굴조사에 충분한 예산을 반영, 가급적 빨리 수십 년 간 땅속에 묻힌 진실을 파헤쳐 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지난 4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6.25 전쟁 전후 군.경에 의한 민간인 집단학살 매장지로 추정되는 전국 150여 곳 가운데 매장 가능성과 유해 발굴의 시급성 등을 따져 대전 산내 학살지.경산 코발트광산.구례 봉성산.청원 고은리 분터골 등 4곳을 1차 발굴 지역으로 선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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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자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0-06-11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