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에 따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전후, 1945년 8월 15일부터 권위주의 통치시까지 항일독립운동, 해외동포사, 민간인집단희생 등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여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자 전국 관련 유족 및 시민사회단체 등의 노력으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005년 12월 1일 겨우 출범 하였다.
진실화해위원회의 출범에 대해 대전산내학살대책회의는 한국전쟁 당시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군인과 경찰에 의해 수천여명(1800명~7천여명)이 무참히 학살당한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인 바 있다. 실제로, 단일 사건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인 학살로 추정되는 대전 산내 골령골 일원에 대해 진실화해위원회가 지난 해 7월 1일부터 발굴 조사를 실시하여 집단학살이 자행되었음을 적나라하게 확인하였다.
그러나 지난 1999년 산내학살사건의 실상이 세상에 알려진 뒤 8년여의 세월이 흘렀지만 정부와 지방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그로 인해 지금까지 학살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은커녕, 각종 개발행위로 인해 학살지의 훼손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따라서 한국전쟁 당시의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진실화해위원회를 법적 기한인 2010년 4월까지만 운영하고 폐지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은 과거사 문제를 밝히려는 의지가 전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진실화해위원회의 한정 운영은 대전 산내학살사건 등의 과거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바라는 유족들의 기대를 단숨에 저버린 행위일 뿐만 아니라, 과거사 진상규명을 통해 사회통합에 이르고자 하는 대의를 스스로 져버리고, 최소한의 역사적 사실의 확인조차 포기하는 몰염치한 행태임에 틀림없다. 뿐만 아니라 진실화해위원회 운영 기한을 한정한 것은 위원회 운영 자체의 부실을 초래하여, 과거사 정리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위원회의 입장철회를 요구한다.
특히, 정치권의 정치놀음으로 인해 지난 2005년에야 겨우 출범한 진실화해위원회가 그나마 과거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제 막 시작했다. 그런데 진실화해위원회를 기한까지만 존치시키겠다는 것은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최소한의 정부의 책임마저 방기하려는 작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대전 산내 학살사건을 비롯해 전국 수 백 여 곳에 흩어진 채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묻혀있는 각종 민간인 학살사건을 비롯해 반드시 정리해야할 과거사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정부가 보여야 할 최소한의 역할을 방기하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자와 인수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규탄 받아 마땅하다.
뿐만 아니라, 진실화해위원회 폐지는 한나라당이 과거사청산 및 친일청산에 대해 미온적이었기 때문에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미처 끝나지 않은 과거사 규명 작업이 자칫 미궁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지 않을 수 없다.
대전산내학살대책회의와 대전산내학살희생자유족회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하는 바이다. 진실화해위원회의 기한 내 운영을 골격으로 하는 파행적인 과거사 진상규명작업으로 몰지각한 역사인식을 끝까지 드러낸다면, 대전 산내 학살사건 희생자 유족들과 함께 과거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투쟁의 대열에 앞장설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법에 의해 만들어진 위원회의 운영을 무력화하여 결국 폐지하겠다는 월권행위에 대해 국민들 앞에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이명박 당선인에게 진실화해위원회의 기한 내 운영방침을 제고할 것을 정중하게 요구한다. 진실화해위원회 폐지로 인해 7천여 대전산내학살희생자 유족과 수 십 만명에 달할 전국의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 없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또한 20세기적인 분열의 사고를 종식하고, 21세기적인 사회통합의 사고로 과거사문제에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
2008년 1월 17일
* 문의 :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금홍섭처장(010-3419-0092) 문창기국장(011-9803-1832)
대전산내학살대책회의 / 대전산내학살희생자유족회
* 참여자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0-06-11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