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2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었고 일방적이고 폭력적으로 추진되던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심판이었다. 국민들은 4대강 사업 반대 입장을 표명한 후보를 지지하고 세종시 수정안 폐기를 내세운 후보를 당선시킴으로써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지난 14일 발표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서는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과 정부여당으로서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고 종교인이 몸을 불사르며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4대강 사업은 오히려 정책적 사안을 정치적으로 문제로 몰아가는 국민들이 문제이고 소통과 설득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선거결과로 나타난 민심을 수용하기는커녕 그대로 강행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또한 다르지 않다.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국회에서 결정해주면 수정안이 부결되더라도 국회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한다. 뭔가 대단한 결단을 한것 같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세종시 수정안은 이미 지난 3월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어 대통령이 요청하든 그렇지 않든 결정은 국회에서 하게 되어 있다. 결국 생색내기와 말장난에 불과하며 겉으로는 수정안의 포기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대통령 스스로는 절대로 세종시 수정안을 절대로 철회하거나 폐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그럴 생각도 없다는 것이다. 진행되는 절차를 그냥 가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행정도시 원안 추진 의지를 밝혀야 한다. \'국정의 효율과 통일 후 미래를 생각한다면 행정부처를 분할하는 것은 두고두고 후회할 일을 만드는 것’이라는 대통령의 생각은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되더라도 행정도시 원안을 추지하지는 않을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충정지역에는 수정안이 폐기되어도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행정도시 원안을 추진하지 않고 세종시 사안을 표류 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행정도시 원안 추진’의지를 분명히 밝혀야 하며 원안추진이 전제되지 않은 국회에서의 세종시 수정안 처리 요청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은 항상 무시되어 왔다. 국민들이 지금은 뭣 모르고 반대하지만 해놓고 보면 좋아할 거라는 게 이명박 대통령의 태도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는 이러한 오만과 독선,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심판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번 선거 결과로부터 교훈을 얻겠다는 대통령의 생각에 진정성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선거로 나타난 표심을 반영하고 잘못된 정책은 되돌려야 한다. 만약 이번 선거 결과를 무시하고 지금과 같은 말장난으로 넘어가려 한다면 또 한 번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며 더 큰 불행이 따를 것임을 경고한다.
우리의 요구
-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국회에 떠넘기지 말고 정부 스스로 세종시 수정안을 철회·폐기하라
-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국론분열과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대하여 국민들 앞에 사죄하라.
-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행정도시 원안추진의 의지를 분명히 밝혀라.
2010. 6. 16
분권균형발전전국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지방분권국민운동, 행정도시 무산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