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무상급식은 모든 학생들이 누려야 할 헌법적 권리입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31조는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개인과 가정의 이해관계를 넘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훌륭한 인재를 키워 내는 ‘국가백년지대계’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학부모에게 일 년에 30~60만 원의 급식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급식 또한 교육과정의 일환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전히 헌법을 어겨 가면서 학부모와 학생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에서만큼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평등하게 교육받아야 할 우리 아이들이, 급식비를 내지 못해 식당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밥을 굶고 있고 성장기 예민한 시기에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입니다.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시대적 요구입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차별의 밥이 아닌 평등의 밥이며,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권리이고, 아무거나 먹지 않을 권리입니다.
대전지역에서 무상급식 논란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6월 지방자치 선거 때부터입니다. 6개월의 세월이 흐르면서 충분한 사회적 공론과정을 거쳤고, 무상급식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되었다고 판단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상급식 논란은, 본래의 취지는 무색해지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표류하거나 예산 분담률을 둘러싼 정쟁으로 치닫는 등 실망스런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토론과 협력은커녕 기관 당사자 간 이전투구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정신을 망각한 채 “개인적 소신”이니 “망국적 포퓰리즘”이니 근거 없는 얘기를 되풀이하면서 시대적 소명을 내팽개치고 있는 기관장들은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선별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의 해묵은 논쟁을 떠나, 왜 유독 대전에서만 무상급식이 무산되어야 합니까? 똑같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면서도 오로지 한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시민들은 무상급식의 혜택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 사태의 책임을 누가 져야 합니까?
김신호 대전광역시교육감은 지난 1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고위직 간부를 전원 출석시킨 상태에서 1시간 넘게 “개인적 소신”을 밝혔습니다. 한 마디로 ‘부자급식’에 동의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무상급식을 추진할 돈이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 115억, 2011년 한 해 단 28억 원만 있으면 단계적 무상급식이 가능한대도, 이러저러한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보수의 아성’을 자처하듯 무상급식 불가의 논리만 늘어놓았습니다.
또한 지난 1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무상급식 예산 분담 불가 방침을 밝힌 정용기 대덕구청장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대전시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서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 불가’를 전제로 성급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은, 지역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실망스런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대전광역시 또한 무상급식을 추진하면서 기관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보다 적극적인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여 슬기롭게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육청 및 자치구의 소극적 태도를 이유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상급식 의제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을 논하거나 빅딜을 할 정치적 정쟁꺼리가 될 수 없습니다. 이미 지난 6.2지방선거에 출마했던 당시 한나라당 시장후보자를 포함하여 절대 다수가 무상급식 전면 실시에 찬성하고 시민들에게도 약속을 한 바 있지 않습니까. 정책 의제에 대한 각 기관 실무자들 간의 진지한 협의와 토론은 오간 데 없이 각 기관의 수장들끼리 정치적 공방만을 반복하는 것은, 150만 대전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우리는 무상급식 의제를 더 이상 정쟁으로 몰아가지 말 것을 지역의 정치권과 기관장들에게 엄중히 요구합니다. 김신호 교육감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지금이라도 당장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마련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공론 과정을 통해 시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무상급식 의제에 대해 조속히 실현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우리의 요구】
1.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은 의무교육기관의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하라.
1. 친환경 학교급식을 위한 올바른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조속히 설치하라.
【운동본부의 향후 사업 계획】
1. 친환경·무상급식 실현 촉구를 위한 서명 운동
2. 친환경·무상급식 실현 관련 조례 제정
3. 친환경·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올바른 운영 방안 모색
4. 지역의 신선하고 친환경적인 먹을거리를 활용한 바른 식생활 교육
5. 친환경·무상급식 관련 토론회
2011년 2월 8일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대전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