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3일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대전시가 제출한 아쿠아월드 인수예산안 142억원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후 절차는 2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과 본회의 통과만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23일 우리는 대전시가 아쿠아월드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세 가지 선결조건(정책실패에 대한 사과, 재발방지대책 수립, 아쿠아월드 정상화를 위한 보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전시는 아쿠아월드 정상화를 위한 용역만 급하게 진행했을 뿐 나머지 요구사항은 무시하고 있어 정책실패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대전시의회가 아쿠아월드 인수 예산안에 대한 비판도 없이 원안 가결하는 것은 그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대전시의 아쿠아월드 인수와 관련하여 몇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아쿠아월드 조성이 전임시장과 구청장 재임시 진행된 사업이라 하더라도 행정의 연속성 측면에서 본다면 대전시의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쿠아월드는 기업주의 무리한 사업추진과 편법·특혜를 두려워하지 않은 전임 단체장들의 과욕이 빚어낸 실패작이다. 실패한 정책의 원인을 명백히 규명하고 책임자처벌과 대시민사과가 우선될 때 제2의 아쿠아월드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아쿠아월드와 관련한 법원경매가 2차례에 걸쳐 유찰되었고, 이미 3차 경매도 민간기업의 참여가 없어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시가 굳이 수십억원을 더 지출할 수 밖에 없는 3차 경매에 시급하게 참여하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 이러한 대전시의 졸속적인 3차 경매 참여로 인해 또 다른 재정부담으로 작용할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오히려 시민적 공감대 마련과 재발방지를 위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한 이후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아쿠아월드 인수를 위한 용역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몇 가지 문제가 있음을 밝힌다.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주차공간의 부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또한 2013년 재개장 첫해 관람객 수를 35만명으로 예측하고 매년 5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서울, 부산에 이어 여수에 대규모 아쿠아리움이 조성, 운영되는 상황에서 과연 예측한 수요에 도달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다.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문제는 재개장 이후 지속될 적자상황을 보전하기 위한 재원지원에 대한 문제가 있다. 특히 인수한 이후에도 최소 5년 이상 발생할 재정적자가 100억원 이상으로 이를 대전시가 지원해야 한다. 문제는 운영적자에 대한 내용은 공론화되지 않은 채, 인수비용과 재개장을 위한 리모델링 비용 142억원만 공론화되고 있어, 향후 그 책임이 시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넷째, 아쿠아월드가 조성된 이후 분양받은 상인들의 임대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아쿠아월드를 정상 운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쿠아월드 임대상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배제되어 있다. 따라서 대전시가 계획대로 아쿠아월드를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정상운영을 위한 과정에 여전히 숙제로 남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대전시의 아쿠아월드 인수예산안에 대해 대전시의회가 충분하게 검토했는지 의문이다. 시민의 대표기관인 대전시의회가 시민의 입장에서 판단한다면 아쿠아월드 인수를 서두를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대전시의 아쿠아월드 인수 과정과 이후에 드러날 문제들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요구해야 마땅하다. 따라서 우리는 대전시의회가 대전시의 아쿠아월드 인수를 위한 추경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즉각 중단하고, 아쿠아월드 인수와 관련하여 드러난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 마련과 시민여론을 수렴할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