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과학공원제대로 살리기 범시민대책회의 결성 기자회견문
엑스포과학공원은 1993년 대전엑스포를 진행한 곳으로 과학도시 대전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대전엑스포 이후 시민의 자랑이던 엑스포과학공원이 어느새 애물단지로 전락하였다.
1,000억원에 이르는 국가지원금은 운영과 발전을 위한 비용이 아닌 다른 명목으로 사라지고 2008년 행정안전부로부터 청산명령까지 받았다. 민선4기부터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를 위해 수차례에 걸쳐 용역을 진행했지만 제대로 된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2009년부터 외부 공모를 통해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시도를 진행하다 작년 말 롯데에서 롯데테마파크 조성을 제안하면서 상황은 급변하였다. 대전시는 이를 기초로 46%는 공공개발로 54%는 롯데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문제는 대전시의 엑스포재창조 사업이 과학공원이라는 본래의 취지는 사라진 채 놀이공원과 대규모 쇼핑센터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대전시는 지난 1999년 정부로부터 엑스포과학공원을 인수 할 당시 대전엑스포93의 정신을 계승하고 국민과학교육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약속 했다. 하지만 10여년이 넘게 엑스포과학공원 운영은 수익성에 발목 잡혀 무늬만 과학공원으로 방치됐다. 국민과학교육의 장이라는 공익성을 포기 한 채 대기업의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사실상 엑스포과학공원을 포기하는 수준의 재창조 사업을 벌이려 하고 있다.
대전시가 추진 중인 롯데복합테마파크식 개발 사업에 대해 각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전시와 롯데는 지역경제효과와 고용유발 등 장밋빛 청사진을 제안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2조 6천억의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주장하지만 국내 최대의 테마파크인 에버랜드가 위치한 용인시 관계자는 지역경제에 도움 되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롯데테마파크에서 6천여명의 인원을 고용할꺼라 주장하지만 잠실롯데월드가 1600명(정규직 860, 협력직 740)을 고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4400여명은 쇼핑시설에 고용된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쇼핑시설의 일자리가 협력업체를 통한 최저수준의 비정규직임은 다른 쇼핑시설과 비교해봐도 명확히 알 수 있다.
또한 같은 시기에 추진되고 있는 서남부권 신세계유니온스퀘어(년 이용객 1천만명)와 롯데복합테마파크내 쇼핑몰(년 이용객 700만명) 등 새롭게 발생하는 쇼핑수요는 1천700만명으로 이가운데 다른지역에서 찾아오는 신규쇼핑 수요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대전시민들이 찾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 쇼핑시설로 인해 대전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안하면 시민에게 이득이 될게 없다.
무엇보다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은 교통문제이다. 교통전문가들의 지적은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기술적으로 해결한다 해도 그에 대한 비용감당이 어렵다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천만명 가까운 인원이 오는 시설을 현재도 교통체증이 심한 도심내에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이며 도로인프라구축은 적게 잡아도 5백~1천억의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롯데측과 협의를 통해 분담을 한다해도 이러한 비용을 다른 곳에서 충당할 거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각계의 우려에 대해 논의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는 말로 넘어가기엔 이번 사업이 대전에 미칠 영향이 크고 그만큼 시민들의 관심도 높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 계속 문제가 터져나오는 민자유치와 관련한 사업이라면 좀 더 투명하게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엑스포과학공원 제대로살리기 범시민대책회의는 무엇이 엑스포과학공원을 제대로 살리는 것인지 함께 논의해보고자 한다. 수익성과 운영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과학도시 대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를 하자는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대로된 노력이 부재했다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각계 전문가와 대전시민의 뜻을 모아 제대로 된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에 대해 고민해 볼 것을 대전시에 제안하는 바이다.
특히 대기업 자본과 대형 유통매장의 무분별한 지역입점으로 인해 동네 골목과 재래시장 등 지역 중소상인들의 몰락을 부채질 하고 있는 마당에 테마파크를 빙자한 롯데쇼핑몰의 대전엑스포과학공원 입점계획으로 유발된 작금의 사태는 정부의 방관이 낳은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는 12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대선후보자들 또한 엑스포과학공원 롯데테마파크 조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은 인근의 국립중앙과학관과 더불어 전국 유일의 국가과학공원의 위상도 가지고 있는만큼 과학도시 대전을 상징했던 엑스포과학공원을 제대로 살리기 위한 복안은 무엇인지도 분명한 입장과 대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12년 10월 12일
엑스포과학공원 제대로 살리기 범시민대책회의
*기자회견 전체 자료는 첨부파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