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방송 KBS로 돌아오라
-길환영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KBS 정상화를 요구하는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 성명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청와대 외압 폭로로 정권의 방송장악 실체가 드러났다. 군부 독재시절 보도지침을 연상케 하는 언론통제가 2014년 현재도 진행 중이다. 2008년 이명박 정권 이후 지난해 출범한 박근혜 정권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청와대를 비롯한 정권의 언론통제 의혹이 아닌 사실이었음이 확인되었다.
더욱이 정권의 보도통제에 맞서 공영방송 KBS를 지켜야 할 길환영 사장은 정권 입맛대로 편집권 침해도 서슴지 않았다. 청와대의 불법적 인사개입 역시 받아들였다. 공영방송 사장이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KBS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켰다. 사퇴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지금 공영방송 KBS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KBS 정상화를 요구하는 노조원과 보직 간부들에 대한 고소, 고발과 징계 발령으로 사태를 무마시키려 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언론보도 협조를 구해왔다며 사실상 언론보도에 개입했음을 스스로 자인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같은 보도 협조가 문제가 불거진 KBS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언론에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좋게 말해 ‘보도협조’지 사실상 ‘보도지침’이나 다름없는 언론 통제가 실재했음이 확인됐다.
오늘 KBS 대전총국 양대 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참회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뉴스제작 파행과 프로그램 결방으로 불편이 초래되겠지만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을 피력하기도 했다. 정권이 불편해 하는 보도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역뉴스나 잘하자고 애써 눈감아왔던 자신들의 모습이 비겁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청자의 신뢰가 없는 공영방송은 신기루일 뿐’이라며 이번 파업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파업임을 분명히 밝혔다.
KBS 양대 노조가 주장하는 길환영 사장 퇴진과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는 사장선임 장치 마련, 보도, 프로그램 제작 자율성 확보는 KBS가 공영방송의 지위를 보장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다. 공영방송 KBS가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는 진정성 있는 참회와 공영방송 KBS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겠다는 KBS노동조합과 언론노조KBS본부의 파업에 조건 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낸다. 비록 망가질 대로 망가진 KBS를 보며 더 이상의 기대를 놓기도 했었다. 그러나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권의 언론통제를 거부하고 국민의 품으로 KBS를 돌려놓겠다는 KBS 구성원들의 노력을 외면할 수는 없다. 부패한 정권과 최소한의 언론인으로서의 자존감마저 내던진 채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경영진에 공영방송 KBS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침몰해 가는 공영방송 KBS를 살려달라는 양심적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국민들이 나서야 할 때다. 공영방송 KBS는 누구의 것도 아닌 국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2014년 6월 3일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