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활동 성명논평

  올해 4월 25일은 대전이 ‘학생인권의 불모지’임을 만천하에 입증한 날이었다. 대전시의회는 대전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자 공청회를 개최하였으나, 일부 극우 및 교회 세력의 조직적인 폭력 난동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당시 공청회 무산을 유도하거나 종용한 인물들 중에는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선대본 및 외곽조직 관계자들도 꽤 많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설동호 교육감은 후보 시절 “대전 시민 및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해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당선 후 언제 그랬냐는 듯 말을 바꾸었다. “현행 법률로도 학생인권 침해를 막을 수 있으므로 별도의 조례 제정은 필요 없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대전광역시교육청은 지난 2월 겨울방학 중에 긴급 공문을 시행하여, “대전 학생인권조례안이 학교 규칙과 상충되거나, 학생 생활지도 상 심각한 문제가 예상되는 조항에 대하여 검토 의견을 제출하라”고 지시하는 등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훼방꾼 노릇을 자처하였다.   조례 제정에 반대하는 자들은 그들의 억지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학생인권을 보장하면 교권이 무너진다”, “학생들이 동성애 문화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것이다” 등의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그들의 거짓논리에 교육당국이 손을 들어주고 있는 현실은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공청회 무산 이후, 의원입법 발의로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하던 대전시의회도 소극적으로 돌아섰다. 교권보호조례도 함께 제정함으로써 반대 세력을 달래보겠다던 절충의 노력마저 이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버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단언컨대, 우리는 학생인권을 빼앗은 대가로 누리는 교권을 원치 않는다. 우리는 대학생이 되면 모든 걸 누릴 수 있다고 거짓 선전하며 학생인권 침해를 정당화하는 시도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은 우리 아이들에게 차별받지 않을 권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누릴 권리, 폭력 및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등을 보장하는 출발점이다. 대전학생인권조례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한다.   우리는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 촉구 선언자를 조직하여 약 5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오늘 기자회견 후 대전시의회 박병철 교육위원장 면담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고, 이후 설동호 교육감을 만나 조속한 조례 제정 의지를 밝힐 것을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다. 2016년 10월 20일(목)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