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망치는 일방적인 민간공원특례사업을 중단하라.
2020년 장기미집행공원시설 해제를 앞두고 대전시가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대전시가 21개소에 이르는 장기 미집행공원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문제는 추진과정과 방법이 적절치 않다는 것입니다.
이 사업은 도시공원을 어떻게 보존하고 관리할 것인지가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도심 내 공원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련법에서도 해당공원의 본질적 기능과 전체적 경관을 훼손하지 않는 것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대전시는 도시공원에 대한 전체적인 로드맵 없이 사업자가 제안한 사업만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진행 중인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아래와 같은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대전의 대표공원인 월평공원을 파괴하는 사업입니다.
월평공원의 상징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전례가 없어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 모르는 민간공원특례사업을 대전의 대표공원인 월평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월평공원 갈마지구의 경우 개인사유지는 단 32.8%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아니라도 난개발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최근 변경 된 <2020 대전 공원녹지 기본계획>내용을 보면 녹지 보전체계 추진전략에서 월평공원은 우성이산 등과 함께 도시 내부 거점지역으로 설정 보전하고 공원기본계획 종합에서도 공원면적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특히 ‘국가도시공원’ 대상 검토에서 생물종 다양성 및 야생동물 서식처로서의 기능이 매우 뛰어나 보전가치가 높고 법적보호종 13종 포함 야생동식물 700여종 서식하며 국토환경성평가 1등급 지역이 33.9%나 차지해 유일하게 ‘국가도시공원’ 대상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정부와 대전시가 매입해 우선적으로 보전해야 할 숲이라는 평가입니다.
둘째, 시민과의 소통부재입니다.
대전시는 인근 주민설명회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하지만 공원조성만 얘기할 뿐 문제의 핵심인 비공원시설(아파트건설)에 대한 이야기는 숨기고 있습니다. 대규모 아파트 건설로 인해 생길 문제를 우려해 갈마지구와 매봉지구 주민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해당사업반대서명에 참여한 주민이 갈마지구 2,500명 매봉지구 3,600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를 지적하는 시민을 일부로 치부하거나 특정 정당 소속이라고 규정짓는 등 불통행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셋째, 두차례나 재심의를 할 정도로 부실한 계획입니다.
지난 5월과 8월 월평공원 민간공원특례사업 심의를 위해 열린 도시공원위원회에서 모두 재심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작년부터 준비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이정도 규모의 사업이 심의를 할 수준도 안 되어 두 차례나 연속으로 재심의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으로 인한 문제점이 많고,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기 어렵다는 반증입니다. 도시공원위원회의 두 차례 재심의 결정은 실질적인 부결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입니다.
넷째,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정부정책 추이에 맞춰 진행해야할 사업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일몰제에 대한 국가차원의 새로운 정책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2020 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에게 일몰제 해결을 위한 질의를 진행했었고 그 결과 문재인 신임 대통령은 토지공개념정책 확대, 국민1인당 생활녹지를 WHO권고기준으로 확대, 도시공원 트러스트제도 마련, 도시자연공원구역 제도 개선에 동의해 일몰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난개발과 특혜논란, 공공성 시비로 얼룩진 민간공원특례사업을 무리하게 대전시가 끌고 갈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대전보다 앞서 민간공원특례사업을 추진 중인 인천시(관교)와 광양시(가야산)의 경우 최근 각 도시공원위원회와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민간공원특례사업이 부결되었습니다. 인천시의 경우 아파트 건설로 인한 스카이라인 침해 및 환경훼손, 경사도가 높다는 점 등으로 부결(4월 30일)되었고, 광양시의 경우도 환경훼손 및 교통량 증가로 인한 통행 불평등의 문제로 최종 불수용(5월 16일)키로 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대전시는 일방적으로 민간공원특례사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전의 시민사회 000 명은 대전을 망칠 현재 추진 중인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재검토를 요구합니다. 또한 후손에게 물려줄 대전의 자산인 도시공원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시민과 함께 모색하길 요구합니다. 시민들의 이런 요구에도 불구하고 대전시가 민간사업자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자치단체의 위상과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정을 계속한다면 강력한 시민저항에 봉착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대전시는 시민을 위한 행정, 대전시의 미래를 위한 행정으로 답하길 바랍니다.
2017년 9월 7일
월평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 1,026명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