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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잘못된 관행을 유지하고 있는가?>
- 사회복지 종사자에게 강요되는 후원금 관행 수정을 촉구하며
지난 5월 말 공중파 방송을 통해 사회복지 영역의 어두운 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대전의 한 종합복지관에서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법인과 기관에 후원금을 강제했다는 내용이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라서”, “워낙 민감한 문제라서”, “오래된 관행인데”, “1~2만 원 가지고 너무하는 거 아니야?”, “아직 사회복지현장을 잘 모르는 신입이라서”. 그러나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대다수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근무하는 시설이나 법인에 후원금을 내고 있다는 것을, 사회복지 영역의 오래된 관행이며 처음 제기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말이다. 많은 선배, 후배, 동료들이 유사한 사례로 문제를 제기하다가 사회복지 영역을 떠나간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누가 잘못된 관행을 유지하고 있는가? 관행을 강화하는 기관과 법인, 불합리한 구조를 재생산하는 정부와 지자체, 변화의 의지가 없는 기관장과 중간관리자, 그리고 침묵하고 있는 다수 다.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른 사회복지의 어두운 면을 마주했을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한 명의 사회복지 종사자가 모두 알고 있는 잘못된 관행을 고발했다는 것, 좋은 말로 하든 나쁜 말로 하든, 직원에게 후원금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강요와 다르지 않다는 것, 잘못된 관행은 관행이기 이전에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다. 이번 공론화는 정당한 문제 제기였으며 공익제보자는 보호되어야 한다.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복지사들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뒤 “국가가 근로자로서 사회복지사의 권리와 신분을 보장에 노력해야 한다,” 고 권고했다. 2018년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가 서울시 내 사회복지사 153명을 대상으로 3월 한 달간 설문 조사한 내용을 보면, 응답자의 59.5%가 근무하는 시설이나 법인에 비자발적인 후원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서울시에서는 서울특별시 사회복지시설 종교 행위 강요 특별신고센터를 운영했으며 그 내용에는 후원을 강요받은 사례도 포함되었다. 이에 반해 언론을 통해 공론화된 기관의 위탁 주체인 동구청과 지도점검의 주체인 대전광역시는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전광역시와 동구청은 공익제보자 보호조치를 시행해야 하며, 관할구역 내 사회복지 기관들을 비롯한 민간위탁 시설들에 대한 점검을 시작해야 한다. 오래된 관행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단계는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다. 사회복지인 모두가 문제를 인식하고 유관 단체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 대전복지공감도 지역복지운동 시민단체로서 지역의 잘못된 관행들에 책임을 느끼며 시민의 눈으로 공익제보자의 편에서 지역 사회복지 영역의 변화를 감시하고 함께할 것이다.
2020년 6월 05일 (가)대전복지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