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김제선(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평범한 시민 김아무개씨가 어느 단체의 회원이 됐는데 매년 200만원을 내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 단체의 예산과 결산에 관심을 가질 것인가 말 것인가. 자신이 부유한 자선 사업가가 아닌 바에야 관심을 갖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자기 혼자만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족도 같은 돈을 내고 있다면야 말할 것도 없다. 가뜩이나 직장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고 경기도 좋지 않은 지금 같은 때에는 더 그렇다. 아이들이 있어 사교육비를 부담하고 있고 노부모님 봉양에도 허리가 휘는 형편이라면 매년 200만원씩의 회비를 낸다는 것은 사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알든 모르든 1년에 200만원이 채 안 되는 회비는 내는 단체에 의무적으로 가입이되어 있다. 바로 대전광역시라는 자치단체의 회원인 대전시민의 형편이 바로 이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라는 의구심이 들겠지만 대한민국 헌법은 지방자치를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이에 근거한 지방자치법은 국민은 자신이 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라는 지위를 갖는 회원이 되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살이를 스스로 책임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에 따라 대전시의 2006년도 당초 예산 총액(자치구 포함)인 2조 8천6백억 원을 총인구인 146만여 명을 나누면 1인당 부담하고 혜택을 보아야 할 금액이 195만여 원인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다시 4를 곱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매년 780만원의 회비를 강제로 내야하는 단체의 회원으로 우리는 가입되어 있는 셈이다. 우리는 대전시에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매년 780만원의 회비를 내고 그 만큼 혜택을 보아야할 ‘대전광역시 주민’이라는 법적인 지위를 갖는 대전광역시라는 자치‘단체’의 ‘회원’인 것이다. 물론 대전시의 예산 총액이 모두 지방세로 조달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지방세 부담액이 이 정도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낸 국세가 지방에 교부된 것이거나 세외 수입 조차도 바로 우리 주민들의 부담이라는 점에서 1인당 195만 여원씩의 회비를 내고 그 만큼의 혜택을 보아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다. 평생에 한 번도 아니고 매년 이런 금액의 회비를 내고 있다면 그 만큼 혜택을 보았는지도 따져보는 일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렇게도 쓸 수 있고 저렇게도 쓸 수 있지만 그 돈의 쓰임새가 누구에게 혜택을 주는지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월드컵 경기장을 새로 짓는데 1200억 원을 쓰는 것과 마을 도서관 100개를 짓는 것에 똑 같은 돈이 쓰인다고 가정해보자. 매년 월드컵 경기장을 유지 관리하는 비용 30억 원과 어린이 도서관 100개를 유지 관리하는 비용도 같다고 가정한다면 어떤 선택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실제 월드컵 경기장의 건설과 같은 대형 공사는 지역 기업체가 설계 시공 능력이 없어서 외지의 기업이 수주해서 지었다면 주민의 혈세가 지역 밖으로 유출되고 고용 및 성장 효과도 미미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반면에 한 개소 당 12억원 내외의 마을 도서관 100개를 지었다면 모두 지역건설 업체가 이를 수주하고 이를 유지 관리하기 위해 지역민이 새로이 고용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1200억 원을 쓰는 일은 같지만 그 결과는 전혀 다를 수 있지 않는가! 이런 점에서 매년 780만원의 회비를 내는 회원인 시민이 대전시의 예산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따져보는 일이 필요하다. 이렇게 시민이 예산을 따져보는 일을 ‘시민참여예산분석’이라고 한다. 이런 시민참여예산 분석은 대전시의 행정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정말 시민이 원하는 사업이 이루어지도록 만들어가는 재정 민주주의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다. 행정의 입장에서는 시민의 참여와 요구 속에서 재정을 운영함으로써 시민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음은 물론이다. 사회적 양극화가 온 나라의 화두가 되고 있다. 지역적으로도 원도심과 구도심의 격차, 상권의 양극화와 학력의 격차, 문화·생활환경의 격차가 문제가 되고 있다. 비정규직이 절반이 넘고 70명당 한 개씩 있는 식당이 넘치는 속에서 경기가 어렵다는 걱정이 넘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전시의 예산을 우리가 직접 분석해보는 일, 대전을 아름다운 도시로 가꾸는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대전시 총예산을 공무원 총수로 나누면 공무원 1인당 4억3천2백여만 원을 사용하는 것이 된다. 우리가 대전시 살림살이(예산)를 들여다보고 이렇게 쓰면 더 좋을 것 같다고 1년에 4억여원을 쓰는 공무원들에게 이야기 해주자. 공무원은 돈(예산)을 더 잘 쓰는 보람이, 우리 시민들에겐 꼭 필요한 고른 혜택이 있지 않을까. <참고> - 대전광역시 2006년 당초 예산총액 2조8,600억원(자치구 포함) - 대전광역시 지역내 총생산 18조6,110억 - 대전시민 1인당 부담액 195만5508원 - 대전시 4인 가구당 부담액 782만2032원 - 대전시 공무원(총 6616명) 1인당 대전시 예산 사용액 4억3228만5368 (통계는 대전광역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것을 재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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