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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을 상실한 버스요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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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을 상실한 버스요금 인상

김제선 사무처장


박성효 시장님께 늦었지만 취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취임 이래 새로운 시정의 기틀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시지요. 어려움도 없지 않겠으나 일관되게 견지 해 오신 시민의 편에 선 자치행정 철학과 보나 나은 대전을 만들어가려는 열정과 경륜이 있기에 잘 풀어 가실 것으로 믿습니다.

오늘은 좀 불편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전시의 시내버스 요금 인상 방침 때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대전시는 지방에선 최초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습니다. 버스 회사는 민간에서 운영하지만 버스 교통의 공공성을 고려하여 운송 적자 분에 대해서는 공공재정을 지원하는 제도가 준공영제입니다. 그동안 대전시는 준공영제와 함께 전면무료환승제, 도시철도와 통합 요금제 도입과 같은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의 병행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자를 늘리는 성과도 냈고, 시내버스에 대한 민원을 예년의 40% 수준으로 대폭 감소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세상일이 그렇듯이 준공영제에도 비용이 듭니다. 이 비용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바로 버스요금 인상 문제로 드러난 듯합니다. 실제 준공영제의 도입 이래 대전시는 버스회사에 208억 원 정도를 지원해 사실상 시내버스 요금을 20%나 인상해주고도 버스 회사 경영 적자는 계속 커지고 있는 현실 때문에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입각해 버스 요금을 올리자는 방침을 결정한 듯합니다. 버스회사의 적자를 대전시민 모두의 돈인 시 재정으로 충당할 것인지 버스교통의 편익을 누리는 버스 승객들에게 좀 더 부담 시킬 것인지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님! 그러나 버스요금 인상을 잘못된 결정입니다. 먼저 경영적자가 계속 늘어나는 책임이 시내버스 이용자에게는 없기 때문입니다. 준공영제 도입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승객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시내버스의 운행체계의 개편이 없는 준공영제의 도입은 안 된다는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준공영제를 강행한 것은 대전시였습니다. 정책의 우선순위가 뒤 바뀜으로써 발생하는 경영적자를 교통약자인 시내버스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받아들일 시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심지어 준공영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만들어진 시내버스발전위원회가 지난 1년간 딱 한번 열렸을 뿐입니다. 버스요금 인상이 아니라 종합적 버스 행정과 정책의 혁신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대전시가 시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솔직함이 부족 했습니다. 올해만 버스준공영제로 인한 재정부담이 88억 원이 추가됨으로 버스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식의 설명은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1조8천억 원에 이르는 대전시가 이 돈의 조달방법이 없다는 것을 이해할 시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에 대한 설명이 없는 버스 요금인상은 교통약자인 버스 이용자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반복지적인 행정이라 비난을 면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내버스요금의 인상은 형평성을 상실한 정책입니다. 대전시는 현재 교통수송 분담율 1.7% 지나지 않는 지하철 1호선에 매년 550억원 내외의 적자를 보전하는 재정을 지원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28%의 교통수송분담율을 보이는 시내버스에는 288억원을 지원하지 할 수 없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시장님! 시내버스 요금 인상 방침을 철회해 주십시오. 정책의 선후가 뒤바뀐 탓에 생긴 문제의 책임을 버스 이용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됩니다. 버스요금 인상이 아니라 버스준공영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시민적 합의가 먼저 추진되어야 합니다. 시장님이 준비하고 계신 시내버스 개혁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빛이 바라지 않길 소망합니다. 시장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중도일보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