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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중학교 이야기(동명중 대책 활동과 운동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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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법 재개정 논의로 온통 세상이 시끄럽다. 참여정부에서 내건 4대 개혁 입법은 모두 물건너 가고 그나마 참여정부와 17대 국회의 유일한 자랑거리였던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하자는 논의로 임시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 거대 야당과 일부 종교계가 개방형 이사 제도가 도입되면 일부 교원단체가 사립학교를 접수한다느니 아이들에게 잘못된 이념을 교육시키다느니 하며 거세게 몰아부치고 있다. 전국적으로 2006년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의해 임명된 개방이사 420명 중, 전교조 교사는 단 1명도 없는데, 사학이사장, 교장, 행정실장 등이 무려 120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개정사립학교법에 대한 악의적 왜곡 선전으로, 전교조의 학교 장악 음모 시나리오는 삼류 소설이다. 이러함에도 개혁의 고삐를 정치적으로 거래하려는 집권 여당의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며 우리 사회에 과연 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정상적인 사회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있다. 대전의 동명중 사태는 왜 사립학교법이 개정되어야 했고 지금 논의되고 있는 재개정논의가 무의미한 것인가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대전 동명중은 동구에 위치한 작은 사립학교이다. 2005년말~2006년 초 재단이사의 불법적인 학사 개입, 학교 구성원의 학교 발전에 대한 의견이 무시된 학사 운영 등에 침묵하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게 되면서 운동이 시작되었다. 파행적인 학교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학교 당국에 이의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되돌아 온 것은 2명의 교사를 해직시키고 법으로 보장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가입을 탈퇴하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학교 당국의 처사에 반발한 교사들은 학교 운영비의 잘못된 집행으로 인한 교육 환경의 열악함, 학교 발전의 걸림돌이 되어온 재단 이사의 불법 학사 개입, 허술한 감독 관청의 관리 감독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였다. 이에 충남지방노동청에 2명의 해직교사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하여  승소를 하고 재단의 이의신청을 제기한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승소를 하였다. 또한 동명중 비리에 대한 조사 결과를 2차에 걸쳐 발표하고 감독청의 특별 감사를 요청하였고 감사 결과 대부분 사실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감독청은 해직교사의 복직과 임시이사 파견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8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전지부를 비롯한 14개 시민사회단체, 동명중학교의 학부모․졸업생․운영위원이 연대하여 “동명중학교정상화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비리 척결과 근본적인 정상화를 위해 나서게 되었다. 학교 당국의 대응은 폭압적이었다. 2명의 교사를 해직시키는 데서 나아가 교사와 학부모에 대한 무수한 고소 고발을 남발하였다. 그리고 아무 문제가 없는 학교에 대해 일부 문제 있는 교사들의 근거없는 문제 제기로 학교가 어려움에 처해 있으므로 도와달라는 서명을 받기까지 하는 웃지 못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학교 당국의 고소 고발은 모두 무혐의 처분되었다. 동명중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큰 힘이 되었다. 자신의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야 했던 학부모들로서는 그 동안 낙후된 교육 환경에 불만이 있어도 참고 지내야만 했던 아픔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하게 되었다. 빗물이 흘러내리는 교실, 추위에도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교실 환경, 관리자의 독단에 의해 학교 도서실이 매점보다 구석으로 배치되는 현실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학교 당국과 감독청에 문제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강하게 요구하였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자신들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0리길 걷기 운동으로 학교 문제를 공론화하였고, 드디어는 희생을 각오한 학생 등교 거부를 결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까지 하였다. 감독청인 교육청은 2006년 초 학교 문제가 공론화되기 이전 감사를 통해 학교의 잘못을 찾아내어 시정 조치를 요구를 하였으나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학교에 대해 조치를 하지 않아 문제를 더욱 키워온 결과를 가져왔다. 이미 한 차례 임시이사가 파견되었으나 교육청이 법 체제를 완비하지 못해 사법당국에 의해 패소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까지 조례를 개정하지 않고 있었고, 교육청이 요구한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학교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1년을 끌어온 동명중 문제가 동명중정상화대책위에 의한 비리 발견, 교육청의 감사에 의한 확인,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결에 의한 승소, 학부모들의 강한 시정 요구에 의해 임시이사 파견 요건에 부합함에도 불구하고 감독청은 아직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007년 1월 해직교사 2명을 비롯한 동명중 교사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고,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엄호를 받게 되었다. 이에 교육청의 결단으로 임시이사 파견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와 계획이 나오게 되어, 학교 구성원 추천 2명, 교육청 추천 2명, 법조계 추천 1명, 언론계 추천 1명으로 임시이사회가 구성되어 이제 학교 정상화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으로 학교 정상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임시이사회에서의 해직 교사 복직, 민주적이고 투명한 학교 운영, 무엇보다 이번 학교 사태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에 대한 치유를 위한 대책, 낙후된 학교의 발전을 위한 교육청의 적극적인 투자, 학교 관리자를 비롯한 교사들의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혼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동명중 사태를 보면서 구성원의 일상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민주적인 의사 결정이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이끄는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평범한 명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 논의가 진행 중인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의 법제화가 얼마나 시급한 일이고, 이것을 통해 아직도 학교 사회에 잔존해 있는 비민주적이고 투명하지 못한 관행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사립학교법에 최소한의 요구로 들어 있는 개방형 이사 제도가 부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립학교재단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임을 재개정 논의를 하고 있는 정치권과 일부 종교계 인사들이 이성을 찾아 인식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전양구(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전지부장, sori8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