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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한국대학교육연구소)
올해도 사립대학 등록금이 7~8% 가량 인상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의학계열은 한해 등록금이 1천만원을 넘어섰고, 올해부터는 예·체능·공학계열에서도 1천만원이 넘는 대학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매년 물가인상률의 2~3배씩 등록금을 인상해 온 결과이다. 등록금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은 국가와 사학법인의 투자 부족이다. 올해 GDP 대비 교육재정은 4.96%(44조원)로 참여정부 공약인 6% 확보의 길은 요원하며, 법인이 대학에 지원하는 ‘법인전입금’은 운영수입 대비 4.7%에 불과하다. 대전·충남 지역 대학의 경우, 운영수입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77.2%인 반면, 법인전입금과 국고보조금은 각각 3.5%와 5.1%로 전적으로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상황이 이러하면 대학은 예산을 합리적으로 편성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해서 교육환경개선에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사립대학들이 보여주는 예산편성 과정을 살펴보면 실망스럽다. 우선 사립대학들이 수입 예산은 실제보다 축소편성하고, 지출 예산은 확대 편성하는 것이 그 예이다. 05년 153개 전국 사립대학이 ‘축소 및 뻥튀기 예산편성’으로 남긴 예·결산 차액은 1조 2천365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등록금 수입 증가액(약 4천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으로, 사립대학들이 예산만 합리적으로 편성했다면 등록금 인상을 억제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축소·뻥튀기 예산편성으로 인한 예·결산 차액은 적립금으로 쌓이거나 다음 연도로 이월된다. 대전·충남 지역 대학들의 ‘05년 뻥튀기 및 축소 예산편성’으로 인한 예·결산 차액은 건양대가 643억으로 전국 1위였고, 백석대 184억원, 순천향대 182억원, 목원대 86억원, 한남대 61억원, 배재대 58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립대학들이 예산을 편성할 때 가결산을 기준으로 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에는 예산을 편성할 때 전년도 추정결산(가결산) 등의 합리적 자료를 기초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은 가결산을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가결산이 없다는 대학도 있다. 이는 예산편성이 비합리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 주된 원인이다. 뿐만아니라 많은 대학들이 예산편성 과정에서 대학구성원들과 논의를 하지 않거나, 부실한 자료만을 공개한 채 형식적인 논의를 하는 것도 문제이다. 개정 사립학교법에서는 교수·직원·학생 등이 참여하는 대학평의원회를 구성하고, 예산을 편성할 때 대학평의원회의 자문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대학에서 대학본부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얼마 전 대학 기획처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등록금 인상률은 7~8%가 적당하다”며 사전 조율 의혹이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매년 사립대학은 어렵다는 이유로 등록금을 고율로 인상시켜 왔지만 실제로는 예산편성 과정이 허술하고, 불합리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대학구성원들과의 논의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예산을 편성하여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법인의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한 시기이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2005년부터 ‘사립대학 예산편성 지침’을 폐지했다. 사학의 자율성을 위함이라지만 지금과 같이 불합리하게 예산이 편성되고 있는 실정이라면 교육부는 ‘예산편성 지침’을 다시 만들어서 사학이 자정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도·감독을 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국가교육재정을 확충하고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 전적으로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사학 재정운영 실태를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