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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주장

“아이들이 공부를 싫어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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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희 (알짬마을어린이도서관장, kyh4098@hanmail.net)

 

작년에 석교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생활에 대한 아이들의 욕구를 조사하였다. 조사결과에서 아이들의 갈등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방과 후에 친구들과 놀고 싶은 욕구가 가장 강했지만 방과 후 활동 중에는 영어, 수학학습이 좋다는 응답이 많았다. 물론 성적향상 때문이었다. 그런데 가장 하기 싫은 활동 중에도 영어, 수학학습이 가장 으뜸이었다. 하기는 싫은데 성적 때문에 영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몇이 모인자리에서 얘기했더니 의견이 분분하다. 공부 때문에 친구들과 지내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측은함, 공부를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얘기, 공부도 즐겨야 한다는 얘기의 끝에 한 친구가 대화를 정리하는 한마디를 했다 “아이들이 공부를 스스로 할 수 있으면 좋지만, 아이들은 공부를 싫어해. 그러니까 죽으라고 시켜야 돼. 누가 우리를 위해서 그러나, 다 저를 위해 공부하라고 하는 거지” 아이들이 공부를 싫어한다고? 과연 그럴까 왜요?<린제이 캠프 글 토니로스그림>의 평범한 아이 릴리는 아이들이 얼마나 세상에 대해 궁금해 하고 공부하고 싶어 하는지 보여준다. 궁금한 게 많아 “왜요?”라는 얘기를 달고 산다. 이러저러한 게 모두 궁금하다 친절한 릴리의 아빠는 잔디에 앉는 릴리에게 부드럽게 말한다. “릴리, 거기 앉지마라.” “왜요?” “그거야 네 바지가 젖을까봐 그러지.” “왜요?” “그야 잔디가 흠뻑 젖었으니까.” “왜요?” “어제 밤에 비가 왔거든.” “왜요?” “그건 저 커다란 먹구름 때문이지. 먹구름 속에는 조그만 물방울이 가득 들어 있단다.” “왜요?” 이정도 되면 그 뒤는 어떤 상황인지 안 봐도 알만하다. 그나마 여기까지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릴리의 아버지가 보통 상냥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더 좋아하는 것은 책 속의 릴리와 같은 아이를 키우면서 어김없이 만나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릴리는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하다.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탐구심 즉 공부하고 싶은 욕구는 타고 난다. 그런데 왜 아이들은 커가면서 공부를 싫어하게 되는 걸까? <안 돼! 데이빗>의 데이빗은 놀이를 통해 호기심을 탐색한다. 데이빗의 호기심은 본능적이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일수록 모든 것을 만져보고 뒤져보고 한다. 그런데 그런 행동이 어른에게 오면 말썽이 되어 버린다. 놀이가 말썽으로 느껴지는 어른이 할 수 있는 말은 “안 돼”뿐이다. 세상과의 연결을 끊어버리는 “안 돼”라는 명령어는 그 이후에도 아이의 본능적인 호기심발현장소에서는 어김없이 나오고, 대신 “이거 해”라는 말이 아이들과 어른을 이어주는 말로 등장한다. 여기엔 아이의 호기심은 없고, 어른의 희망만 있을 뿐이다. 호기심을 본능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아이들은 공부할 준비가 충분하다. 좋아하는 공부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같이 놀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훌륭한 어른이 아닐까? 아이의 꿈을 지켜주는 파수꾼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