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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주장

대형마트와 영세 소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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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가 2006년말 현재, 무려 346개에 달하고 있다. 올해만 40여개 이상의 신규점포가 개설될 예정이다. 최근들어 점포증가율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연간 10%이상의 점포 증가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가 수도권에 집중 개설되어 있어서, 향후 대형마트의 지방 진출이 두드러질 것이다. 따라서 점포개설이 예상되는 지방에서 대형마트와 영세소매상인들의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여겨진다.   대형마트 점포당 년간매출액은 평균 약75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 점포에서 하루 약2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또한 대형마트 상위 4사 즉,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홈에버의 과점상태로 이들은 지자체 및 영세상인들과 갈등을 야기하면서도 다점포체제의 구축을 위해서 점포개설확대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SSM 형태의 소점포 매장까지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산업에 있어서 대형마트는 얼핏 소비자의 쇼핑문화 향상을 가져오는 듯하지만  경제적 집중과 과점은 장기적으로 소비자 복지에 저해가 될 우려를 낳고 있으며 저품질의 공산품이 범람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한 마트간 과당경쟁은 중소납품업체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로 이어져 이 또한 바람직하지 못한 거래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중소제조업이나 농수축산업자의 경우, 불공정거래행위를 겪고 있으나 거래중단 등의 우려해 속앓이만 하고 있는 처지이다. 특히, 판촉비, 광고비, 경품비, 판매장려금 등의 비용전가행위, 납품단가 인하, 부당반품, 서면계약 미체결 등 부당거래조건 요구, 판촉사원파견, 특판행사 참여 등 이벤트 강요마저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는 유통산업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중소제조업의 기반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전국적인 열병 현상으로 등장한, 지자체의 대형마트 입점 저지문제는 지역경제보호와 자유기업논리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이 되고 있다. 지자체에서 대형마트에 대해서 중소유통업체와의 상생이나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으나 대형마트에선 그간의 관례나 유통 파워를 바탕으로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게 사실이다.   결국 지자체들은 지역상권의 보호와 도시의 균형적 개발을 배경으로 대형마트의 입점 제한이라는 행정적 조치를 취하고 나섰고 뜻있는 주민들과 중소상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지자체를 상대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통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현명한 기업이라면 소송보다는 상생과 양보의 길을 택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렇듯 수많은 지자체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 뭔가 문제가 있고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형마트와 관련지어 갈등의 쟁점이 되는 사항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대형마트의 확산을 제한하는 행정적 조치가 WTO가 정하고 있는 규범에 위배되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간에 이견이 존재한다. 대형점포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는 문제나 출점제한조치에 대해서 WTO규범상 시장접근제한으로 양허의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꼭 그러하지는 않다. WTO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공평한 방식으로 시행되거나 국내외 기업에 차별이 없는 정당한 규제”는 인정한다고 되어 있다. 문제는 무엇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공평한 방식이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기에 해석이 분분한 상태일 뿐 규제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강력하다.   정부와는 달리 국회는 입점허가제, 영업시간 및 품목제한 등을 규제하는 법안을 상정한 상태이고, 전국 곳곳의 지자체에서는 조례를 통한 입지제한, 업무지침 등으로 대형마트의 확산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태이다.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는 영국, 독일, 프랑스, 벨기에, 일본 등 선진 외국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주로 입점규제와 영업제한 규제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주민, 이해당사자의 참여가 보장된 대형점포의 시설과 입지에 대한 조정과 협의를 하게 되어 있다. 우리에게 이러한 제도의 도입이 왜 힘든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중소유통업의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가 관건이겠으나 어디까지나 공정한 싸움을 전제로 한다. 대형마트와의 중소유통업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마련이 중요한데 현재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정적 조치로 불균형의 심화를 저지하겠다는 것이 지자체의 논리다. 그것이 진정한 소비자와 주민복지이고 지자체의 임무라는 것이다. 대형마트와 지자체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형마트의 출점에 대해서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어서 빨리 설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즉, 법적인 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한다. 대규모점포 관련 계류 법안의 국회 통과가 조속히 이루어져야할 다우이성이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의 시각 변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정책적으로 중소유통업의 경쟁력 향상을 기한다는 입장이지만 중소유통 및 재래시장에 대한 지원만으로 자생력이 제고될지는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WTO 시장접근제한에 대한 융통성있는 해석이 필요하다고 본다. 끝으로 유통시장개방에 대한 대응책으로 대형마트에게 각종 규제를 풀어준 정부정책으로 인하여 월마트, 까르푸 등 외국의 대형마트들이 국내에서 문을 닫을 정도로 우리의 토종 마트들이 분전하였다면, 이제 대형마트들은 영세상인들과 같이 공존한다는 자세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다. 정책에 의해 혜택을 입은 자가 어려워진 자를 생각해야 할 때인 것이다. 유대근 교수(우석대학교 유통통상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