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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주장

6월 항쟁 20주년 사업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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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2학년생으로 선배님들 열심히 따라다니며 연일 시내를 누비던 87년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강의실은 뒷전이고 거의 전교생이다시피 한 학생들이 쏟아져 나와 매운 최루탄 뒤집어쓰며 쫒고 쫒기며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공부하던 뜨거운 그날이었습니다.   하루하루 대열에 합류한다는 것이 사실은 걱정되고 무섭기도 하고 피하고 싶은 마음 애써 감출 수 있었던 것은 앞장서 고생하는 선배님들 있었고, 긴장감도는 눈빛으로 서로를 격려하던 친구들 있었고 어제보다 많은 학우들이 대열에 참여하고 있었고..   어린마음에 무서움과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팽팽하여 감당하기 어려울 때 어느 날인가부터 도로에서 박수쳐 주시는 시민들 생겨났고 경찰에 밀리고 쫒길 때 얼른 안으로 숨겨주시고 철문을 닫아걸어 주셨던 중앙시장의 상인들.. 물 요구르트 김밥  대열에 던져주시던 낮 모를 정성에 마치 승전보라도 접한 듯 용기백배했습니다. 최루가스에 괴로워할 때 어디선가 공급되던 치약과 랩을 얼굴에 칠하고 붙이고 서로를 바라보고 웃었습니다.   퇴근 후 대전역으로 다시 출근하시던 넥타이 멘 직장인들.. 언뜻언뜻 보이던 고등학생들.. 내일 기약하고 학생들 떠난 밤늦은 시간을 책임졌던 무수한 시민들.. 선생님과 제자는 거리에서 함께 만나 흥분된 마음으로 대자보도 같이 붙이고.. 선배와 후배 손잡고 뛰었고.. 넘어진 시위대 위험 무릅쓰고 일으켜 잡고 뛰던 아저.. 혹은 형제자매가 거리에서 쑥스럽게, 곧 자랑스럽게 만나기도 했겠지요.   걱정하실까 티 안내려 최루가스 묻은 옷 털었으나 그 흔적 모르실리 없고 한 걱정 되었겠으나 속으로 애태우고 묵묵히 지켜봐 주셨던 부모님들 87년 6월은 그랬습니다. 그런 6월이었습니다 누구나 어디에선가 보이게 보이지 않게 마음으로 맨 몸으로 걱정하고 투쟁하고 일군 역사였습니다. 모두모두 6월의 주인입니다.   6월은 그런 민주주의 광장이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오늘 6월 항쟁 2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데 심부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너무 감사했고, 그 심부름의 무게에 부담 또한 컸습니다.   2007년 6월은 돌이켜 87년 전국항쟁을 일구어내었던 대전충남지역의 6월을 자부심으로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6월15일 유성에서 대전역까지 당당하게 행진하여, 대전역에서 도청앞까지 시민학생의 민주주의 열망으로 꽉 채워 전국항쟁의 불길을 힘차게 지폈고, 큰 하나였던 그 6월을 자부심으로 기억합니다.   2007년 6월은 지난 20년간 일구어온 민주주의 역사를 뒤돌아보고 현재 서 있는 자리를 진단하며, 과제를 깊이 고민하고 책임 있게 이야기하는 때입니다.   당시 역사를 승리로 이끌었던 중앙로를 메웠던 수많은 주역들 스스로의 20년의 삶을 돌아봅니다. 한국사회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이 되었던 6월항쟁 이후 다양하게 발전한 각계 시민사회운동의 성과를 꼼꼼히 챙기고, 아쉽게도 형식은 자리잡았으나 내용적으로 부실한 민주주의를 생활 속에서 성숙한 문화로 실현할 과제를 6월의 광장에서 스스로 이야기합니다.   2007년 6월항쟁 20년은 6월10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었고 스무살 어엿한 청년으로 새로운 역사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6월민주항쟁정신은 경험했던 세대와 함께, 이제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주역인 청소년들이 배우고 계승해야 할 몫이기도 합니다. 미래의 주역이 함께 참여하여 만드는 또 다른 역사의 현장입니다.     2007년 6월은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희망의 내일을 약속하고 다짐하는 6월입니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생활적인 민주주의실현의 과제부터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해야하는 민족문제까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스스로 실천함으로써 극복하고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6월 광장에서 자유였던 것처럼 맘껏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연극인은 연극으로, 연구자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시민단체는 단체대로,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극장에서 강의실에서 학술행사에서 거리에서 일터에서 술자리에서 가정에서 등등 6월항쟁의 역사와 성과를 공유하고 나누며, 과제는 과제대로 다양한  방식으로 곳곳에서 토론하고 표현하여, 6월항쟁의 주역과 새로운 세대가 힘 합하여 새로운 역사를 일궈나갈 주체임을 확인하고 희망을 약속하는 가장 넓은 자리를 펴드리고자 하였습니다.   87년 6월 거리에서 하나였던 것처럼 2007년 다양한 목소리가 열린 소통을 통하여 모이고 또 모여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갈 것을 약속하는 6월입니다.   대전충남지역에서는 지난 4월 13일 제시민사회단체와 민주화운동원로 국회의원 취지에 동의하는 인사  등이 참여하여 6월항쟁20년을 기념하고 계승하기 위하여 ‘대전충남6월항쟁20년사업연대’를 결성하고, 6월4일 금산기념식 및 문화행사를 시작으로  충남10개지역 시군에서는 기념식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고, 항쟁세대 만남의 날, 항쟁경험자들의 대담, 영화제, 통일외교분야 토론회, 6월항쟁과 노동운동을 주제로한 토론회, 환경문제학술세미나, 지역시민사회운동의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한 토론회 등이 22일까지 빼곡하게 6월의 달력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6월항쟁기념 전국축구축전, 사진전, 어린이 마당극 공연등도 펼쳤습니다.   주 행사라고 할 수 있는 6월항쟁20년기념 대전충남시도민 축제가 6월 9일 하루 동안 20년전 항쟁의 현장을 비롯하여 서대전시민공원에서 2500여명의 시민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펼쳐쳤습니다.   대전역부터 서대전 시민공원까지 ‘6월항쟁20년기념 대전충남시도민 대행진’을 당시를 재현하는 퍼포먼스 등과 함께 진행하면서 그날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서대전시민공원에서는 낮부터 생명 평화 화합 민주 통일을 주제로 한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참여열기 가득한 오색테마마당과 대전여민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차린 다양한 부스가 서대전 시민공원 한가득 유쾌하게 펼쳐졌습니다. 다섯시 오십분부터 시작하여 밤열시 넘어까지 진행된 기념식 및 공연에는 2천여명의 시민들의 열기로 가득하였습니다. 130명의 유아들로 구성된  재미몰이팀의 풍물공연 서천 청소년동아리 어메니티크루의 힙합과 비보이 공연으로 서막을 열었고, 대전충남6월항쟁사업연대 구성원들과 유아 어린이 청소년 가족 등이 출연하여 하나 되어 부르는 아침이슬은 감동이었습니다.   기념식에서는 축구축전 시상식과 시민들과 함께 하는 희망약속다짐순서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우금치 등 지역활동 문화인들과 권진원 등 연예인들과 함께 노래로 꾸며보는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이 행사에는 가족들과 미래 역사의 주인인 많은 청소년들이, 펼쳐진 마당에 다양하게 참여하여 더욱 의미 있게 진행되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6월을 이야기하고 희망을 말하고 다짐하는 6월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여러 지역 부문행사를 통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그러나 책임 있게 이야기하는 마당을 펼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하반기 대통령선거에서 진보세력의 통 큰 단결로 승리하고 새롭게 열어가야 앞으로 20년 역사를 함께 꿈꾸며 우리 스스로가 역사의 주체요 희망임을 확인하는 축제이기를 소망하였습니다.   정완숙(대전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