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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가 출범하게 되었다.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권의 세력재편과 총선 준비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 대한 일반적 평가는 경제이슈가 지배한 선거였으며 다음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의 압도적 의석 확보가 이어짐으로써 견제와 균형이 상실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지난 대선은 유권자인 국민이 중심에 서질 못한 선거였고 정책도 정당도 없으며 제대로 된 후보자 검증도 이루어지지 않은 선거라는 점에서 최악의 선거 중의 하나라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견제와 균형이 상실될 것이라는 걱정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정당부재 유권자 부재의 선거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특정정당이 의회권력과 행정권력을 독점하게 될 것이라는 걱정보다 민주노동당을 포함하여 정당다운 정당, 시민사회의 갈등과 균열을 반영하는 정당이 없는 속에서 선거가 반복되어야한다는 고통이 더 문제라는 것이다. 어찌 하여튼 이명박 대통령당선자의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였던 사회운동 진영도 새로운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혹자는 지난 대선시기에 시민운동도 지나친 정치색을 띠었기에 사회적 신뢰의 저하와 위기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내놓고 있기도 하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할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도 시작되어야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대선을 통해서 드러난 국민들의 생활 불안으로 인한 고통이 이명박 정부로 인해 감소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시민운동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 또한 분명해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기본적으로 시장 중심적 정부가 될 것을 표방하고 있다. 토건을 통해 성장을 추구하고, 성장의 잉여가 넘치는 것을 통해서 민생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공정한 규칙이 없는 것에서 나아가 재벌권력이 자기 편의에 맞게 규칙을 만들어가는 상황, 외자유치가 있지만 외국자본의 투자로 수출을 중심으로 한 성과가 해외로 유출되는 악순환이 개선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국내 경기의 양극화의 악순환을 해결할 한국경제의 구조개혁 전망이 없을 뿐 아니라 기존의 양극화 구조를 온존하는 가운데 정부 권력을 동원해 강자를 지원하는 방향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시민운동은 위기 요인보다 기회요인을 더 크게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교육, 고용, 노후, 주거 등의 시민 생활이 악화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시민적 저항과 시민단체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숙형 공립학교와 자립형 사립고를 포함한 300개의 특수고등학교의 설립 및 운영 공약은 전체 고등학교의 20%를 특수고로 재편성하는 것이다. 이 특수고에 입학할 수 있는 학생과 입학할 수 없는 학생의 격차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고려한다면 지방의 학생들은 훨씬 당겨진 교육경쟁에 내 몰리게 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적어도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이른바 입시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며 사교육비의 부담이 엄청난 생활고의 원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경제가 주로 건설업에 의지하고 있는 가운데 하청건설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한 경쟁과 갈등도 격화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이 기술혁신을 해서 비용은 적게 들이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 냈더니 이 물건을 사는 대기업에서는 더 낮은 구매 단가를 제시해서 결국은 중소기업 자체를 죽이는 현상이 대기업친화적인 정부에 의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기가 어렵다. 초대기업 중심의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영세자영업자들의 생활 불안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도 비정규직의 증가와 차별적 처우, 지방 기업의 열악한 경영환경으로 인한 처우의 악화 또는 상대적 격차의 심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각종 지방분권적 정책도 참여정부가 의도하지 않는 신자유주의적 분권화의 위협이 있었다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신자유주의적 복지 축소와 중앙정부의 책임 회피 수단, 시장화 수단으로 기획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대중의 생활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시민운동은 절차적 민주주의에 기초한 권력 감시의 틀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민주주의의 내용으로서 국민 생활상의 이슈를 운동의 중심 과제로 삼는다면 오히려 과거와는 다른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운동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교육문제로 고통 받는 학부형들과 학생들, 부당한 하청으로 고통 받는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들의 생활 문제를 운동의 중심과제로 만들어간다면 시민운동의 제2의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권력의 본질적 내용을 감시하지 않는 권력감시운동은 이미 죽은 운동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방식과 내용을 근본적으로 혁신하지 않는다면 시민운동의 위기는 가시화 될 것이다. 담론 유통의 장에서 약자의 입장에 선 시민운동은 정파적 집단으로 매도되면서 시민들로부터는 주변적 관심 대상으로 전락함으로써 생존의 위기에 빠지거나 기존 권력에 포섭되어 운동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상황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으로 강력한 시장친화적 권력은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역 견제와 감시가 일상화 시켜나갈 것이다. 기본적으로 시민사회내 시장친화적인 단체들이 동원형으로 신설되거나 자발적으로 조직되면서 시민단체간의 갈등을 키우는 방식이 원용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민사소송의 손배소를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시민단체의 활동력을 내부로부터 와해시키려는 경향이 증가될 것이다. 따라서 시민운동의 방식도 전원이 참여해서 같이 결정하고 함께 실천하는 조직 내 직접민주주의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상근자를 중심으로 하는 정책입안과 활동을 후원하는 조직운영 형태는 새로운 운동 동력을 개발할 수 없게 만들뿐 아니라 외부의 압박에 쉽게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원 활동 임원들 간의 결속, 실무자와 임원간의 결속은 회의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에서 대중정치교육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직접 참여형 의사결정 방법의 개발과 도입, 생활적 결합력을 높이는 다양한 체험형, 자기주도형 연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이러한 시민운동의 혁신에 대해서 가장 큰 문제는 기존의 방식으로 기존의 단체를 운영하기도 어려운데 새로운 일감과 방식을 도입하고 만들어갈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 식의 현상 유지적 사고는 결국 시민운동의 정체와 위기를 가속화 시킬 것이기에 매우 위험하다.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혁신할 역량도 없다는 식의 인식은 변화하지 않아도 위기가 곧바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식의 안이한 정세인식을 내놓게 만들기도 하고, 나와 내부로부터의 과제보다는 외부적 환경을 탓하는 혁신 기피론을 유포하기도 한다. 이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바꿔야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하는지에 대한 조직 구성원 전체의 합의를 형성하고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 단체의 소명과 비전을 새롭게 정하는 일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아야할 것이다. 아울러 상근 실무자들의 경우 8시간 노동제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야한다. 8시간 일하고 8시간 학습하며 8시간 휴식한다는 8시간 노동제의 정신에 따라 의식적이고 계획적인 학습 계획과 생활 계획을 통해서 스스로를 시민사회의 지도자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 조직적으로도 이러한 8시간 노동제, 평생학습 체제의 구축을 위한 노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할 것이다. 물론 시민사회운동 전체적으로는 대항 담론의 형성과 유통에 기여하기 위한 대안연구와 대안언론의 활성화를 위해 일부 역량을 의식적으로 투여하고 배분하여야할 필요성은 더욱 높다. 또한 생활불안 느끼는 시민 스스로가 대안을 만들어가는 주민공동체운동도 더 많이 새롭게 시도되어야 함도 물론이다. 글 | 김제선 집행위원장 chamseon@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