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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정, 성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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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제선 단장 (풀뿌리사람들 / 우리단체 정책위원장)

 

우리 대전 시민에게 지난 2년 동안 대전 시정 중에 가장 기억나는 것은 무엇일지 궁금할 때가 있다. 지난 2년간 낱낱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대전시의 화려한 수상 실적에서 보듯이 여러 가지 우수 시책이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자기부상열차 시범사업유치 실패, 도시철도 2호선 예비타당성 부적격 판정, 첨단로봇단지 유치실패, 국회의원선거구 증설 실패, 엑스포과학공원 청산 명령 등과 같은 실패가 먼저 떠오르는 분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든다면서 내 놓은 여러 시책들이 기억에 남는다. 3천만그루 나무심기,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 만들기, 책 읽는 대전 운동, 행복한 하천 만들기 프로젝트, 희망기획 무지개프로젝트 등과 같은 사업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시책들이 다 만족스럽고 훌륭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여전히 관주도식 잔재가 남아 있어 신종 새마을운동이냐는 걱정도 없지 않고, 다른 정책 결정과 충돌 되서 그 효과가 의문스러운 것도 있다. 해당 사업을 벌여 나가기에 필요한 재정 여건도 만만치 않은 듯 보이거나, 특정 시책을 강조하다보니 행정의 균형이 깨지는 것은 아닌가 싶은 것도 있다.

그럼에도 이런 시책들이 기억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다른 잘한 일이 없어서 이런 일들만 생각이 나는 것일까. 대전시가 집중적인 홍보를 해서 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다. 양적 성장위주의 토건사업이 아니라는 점, 사업 초점이 시민 삶의 질 개선에 두고 있는 사업들이며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대개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외부로부터 자본과 중앙정부의 지원을 끌어다가 지역산업 연관효과도 불확실한 최첨단 산업과 거대한 토건 사업을 벌이는 것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사업들이 대전시의 역점 시책이 된다는 것 자체가 유쾌하다.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개발위주의 행정을 계속하는 배경에는 서글픈 반쪽짜리 지방자치의 아픔이 깔려있다. 중앙과 수도권에 재정과 자원이 집중되다보니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지방자치단체들은 낮은 재정자립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복합위험 사회가 요구하는 자치재정 수요는 폭증하지만 자체 재원을 통해 이를 조달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은 중앙정부로부터 국고보조를 획득하기 위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외부자본의 유치에 목을 매지 않을 수 없다. 형편이 이렇다 보니 수도권에서 조차도 지역홀대론이 터져 나오고 무엇인가의 유치를 위해 지역 간의 경쟁과 갈등이 격화되고 유치를 위한 유치, 개발을 위한 개발이 넘쳐나게 된다. 사업타당성에 대한 제대로 된 검토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방안도 준비치 못한 채 무리한 개발 사업들이 남발된다. 그 폐해로 지역민의 혈세가 역외로 유출되고 엄청난 운영 적자의 부담만 시민에게 전가된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런 점에서 대전시의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둔 사업들은 돋보이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주목 받는 시책 사업들이 성공한 사업이 되기 위한 조건이다. 먼저 시민주도참여행정 체제가 만들어져야한다. 시장과 관이 주도한다는 느낌, 당신들의 축제라는 불신을 털어내야 한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시민과 같이 정책을 결정하고 준비하고 일했기에 후회가 없는 감동 행정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성공의 조건이다. 아울러 이런 시책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는 창조행정이 필요하다. 무지개프로젝트를 확대해서 방학 중에도 학교급식을 실시하여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이 결식아동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일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시민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해결해주면서 동시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이 개발되어야 한다. 밖에서 얻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자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창조도시의 특징이자 정책 성공의 또 다른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