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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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탁현배
대전 6.15청년회 회장
crow200x@hanmail.net
지금은 잠시 그 자리를 내어줬지만 두 달이 넘게 뉴스의 탑은 촛불이 독차지해왔다. 촛불 금단현상이 회자될 정도이다. 그렇게 전국이 촛불로 타오르면서 우리에겐 많은 주제들이 주어졌다.
‘초중고’부터 시작해서 ‘유모차부대’, ‘촛불예비군’, ‘배운여자’ 등 새로운 영웅적 집단들도 우리에겐 큰 주제였다. 고리타분했던 ‘주권’이라는 단어도 모두의 입에서 나왔고, ‘집단지성’, ‘대한민국 민족주의’라는 다소 무거운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누가 무어라 해도 촛불정국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민주주의’이고 촛불의 주제가도 ‘헌법제1조’이다.
그런데 왜 지금 민주주의인가.
민주대 수구의 대결은 피어린 반독재민주화투쟁 끝에 87년을 거치면서 민주의 승리로 결론 난 것 아니었나. 불과 몇 달전만 해도 우리들에게는 ‘경제’만이 살길 아니었는가. 그런데 배후도 없는 이번 투쟁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국민들은 왜 민주주의를 노래했는가. 복잡하게 분석할 필요 없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민주주의에 대한 갈증이 심한 것이고 우리는 민주주의를 향해 갈 길이 멀었던 것이다.
87년 6월항쟁으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갖추어지고 김대중정권이 집권하면서 군사독재정권이 막을 내린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잃어버린 10년은 한나라당에서만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10년동안 처절하게 살아왔다.
우리 삶에는 신자유주의가 강제이식 되었고 고용불안과 양극화가 90%국민을 찍어눌렀으며 약자들의 정치적 행위는 강하게 억압받아왔다. 대통령을 내 마음대로 직접 뽑지만 회사는 사용자 마음대로 나를 자르는 세상이다. 재벌과 해외자본에게는 자유와 참여의 기회가 날이 갈수록 더 주어졌는데 살기 힘들어서 정치참여 좀 해보려던 농민은 대낮에 경찰의 칼날 같은 방패에 가격되어 사망했다.
결국 국민들은 민주주의는 밥먹여주는 것이 아닌 것 같아서 투표소에 가지않았고, 저사람만은 경제를 살려줄 것 같아서 찍어줬다. 그러나 밥먹여줄 것 같지 않던 정치가 내 밥상과 우리식구 목숨을 위협하는 것을 직면하고는 참을 수 없었다.
눈을 뜨고보니 MB의 정책하나하나가 안 그래도 힘든 삶을 조여오고 있었고 민주공화국인줄 알았던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기만당하고 짓밟혔다. 그래서 우리는 헌법 제1조를 노래하게 되었고 더러는 대통령 탄핵을 외치게 되었던 것이다.
“너나먹어”로 시작된 촛불은 민주주의의 완성을 향한 강한 의지이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그 것. 우리의 삶과 직결된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을 막은 것이 민주주의 수호인줄 알았지만 촛불은 “지금이 진정한 민주공화국이냐? 정말로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냐?”고 묻고 있다.
따라서 촛불은 우리 삶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광우병이 해결되어도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민주화 운동으로 찬란하게 돌입했다. 또 하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번 촛불은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행동이었다는 점이다.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투표는 하지만 그 뒤로는 유권자가 무시당한다. 물론 직접민주주의는 국민의 직접행동에 의해서 실질적으로 구현될 것이고 촛불자체가 위대한 직접민주주의의 모습이었지만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여중생 촛불의 민심은 대선에서 표현되었고, 탄핵의 촛불은 총선을 심판대로 삼았지만 지금의 촛불은 제도적인 출로가 없다. 일각에서 국민투표가 제기되었지만 지금의 법제도에서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새로운사회를연는연구원’에서 7월4일에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많은 국민들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원리가 구현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과 함께 제도적 보완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국민탄핵권, 국민소환권, 국민발안권, 국민투표제 확대 등이다. 직접민주주의적인 법제도를 보완하는 것은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드는 데에서 매우 중요한 일부분이다. 특히 운동단체들에서 주도하여 사회적 이슈화 하고 압력을 가하지 않으면 현재의 정계구도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그 의미를 ‘국민’이 아닌 ‘운동’으로 바꾸어서 ‘우리’의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는 국민들을 보며 많은 용기를 얻었다. 그동안 보수화, 개량화, 개인화 되었다고 술안주삼아 씹어댔던 그들은 배운여자, 예비군 등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정치에 무관심하지도 않았고 우리보다 빠르고 창조적이고 용감했다. 우리는 이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야 하고 국민들보다 먼저 패배하고 다른 일거리를 찾아 헤매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한 많이 배우고 반성도 많이 한 만큼 이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변모하여 앞에서 실천하고 의제를 제시해야 한다. 큰 방향은 새로운 민주화 운동이다. 그 안에 신자유주의도 있고 민생도 있고 주권도 포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