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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주장

언론의 자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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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병구(변호사, 부설 시민사회연구소 부소장)

 

요즘 세간에는 KBS사장 해임 및 선임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얼마 전에는 다른 언론사 YTN의 사장 선임문제와 관련하여 한바탕 소동을 치른 기억이 있었는데 다시 KBS가 문제다. 하긴 YTN의 문제는 해결된 것이 아니라 신임 사장의 출근을 저지했던 노조원의 징계문제가 터지면서 다시금 노사가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방송국 사장의 인선과 관련한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바라 보면서 필자는 법률가의 한 사람으로서 언론의 자유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러한 문제들의 헌법적 판단에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도 궁극의 판단기준은 언론의 자유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 제21조에서 언론의 자유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조금 길지만 인용해 보면,“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 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통신·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언론 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 언론 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며, 언론의 자유에 대한 헌법의 명문규정은 이것이 전부다. 언론의 자유에 대하여 헌법교과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즉 고전적 의미에서의 언론 출판의 자유라 함은 사상 또는 의견을 언어, 문자 등으로 불특정 다수인에게 표명하거나 전달하는 자유를 말하지만, 현대적 의미에서의 언론 출판의 자유는 사상이나 의견을 표명하고 전달하는 자유 외에 알 권리, 엑세스권, 반론권, 언론기관설립의 자유는 물론 언론기관의 대내외적 자유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초기 발전단계에서는 의견이나 사상 및 사실을 자유롭게 발표하는 것 자체가 위협받았으므로 이의 보장을 위한 언론의 자유가 중요하였으나,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위와 같은 언론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취재과정의 보호 및 언론기관의 자율성 보장이 긴요하다는 반성아래 부차적인 문제로 보였던 권리의 보호가 중심적인 문제로 부각된 것이다. 한편 우리 헌법재판소는 언론의 자유에 대하여 “국민의 알권리와 다양한 사상 의견의 교환을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는 민주제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인 기본권”이라고 하여(헌재 1999. 6. 24.결정 97헌마265사건) 민주사회에서 언론의 자유가 갖는 기능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갖는 의의 및 기능에 대한 우리 헌법의 위와 같은 태도는 보도에서 뿐만 아니라 언론기관의 구성 및 운영에 있어서도 권력의 개입은 허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언론기관의 구성원들이 언론기관의 대내외적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함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민법에 보면 소멸시효라는 제도가 있다. 정당한 권리라 하더라도 일정 기간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를 소멸시키는 제도다. 예컨대 일반적인 금전채권의 경우 10년간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되어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금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정당한 권리조차도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소멸되게끔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결단을 그 배경의 하나로 하고 있는 것이다. 즉 법도 자기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자의 편이다. 헌법상 아무리 좋은 권리를 보장하고 있더라도 그 권리의 주체가 자신의 권리를 수호하고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스스로 게을리 한다면 그 권리는 법전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냉혹한 유신체제와 신군부의 권력하에서도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언론인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이나마 오늘날의 언론의 자유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은 허투루 있는 것이 아니다. (이글은 중도일보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