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작년 말 서울시는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가 함께 부른 「서울송」을 발표한다. 노래는 발랄하고 서울을 아름답다 예찬한다. 하지만 모양세가 예사롭지 않다. 「서울송」은 용산의 처참함을 외면한 채 청계천을 촬영하며 4대강의 명분을 은근히 심어주고,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해 촛불을 든 광화문을 허상으로 포장한다. 솔직히 말해 「서울송」의 진실은 2010년 지방 선거를 앞둔 오세훈의 정치송으로 비쳐진다. 1년 내내 광장을 막고, 용산에 대해 입 다문 그들이 서울을 아름답다 말하니 어이가 없다. 덩달아 작년 한 해, 우리 가요계의 걸그룹 신화를 이끈 소녀시대마저도 한심하다. 사실 「서울송」을 부른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에게 무슨 죄가 있겠는가. 기획사인 SM과 서울시와의 협정이었을 텐데. 서울시는 SM의 행보를 아는지 모르겠다. 아이돌의 피를 팔아 사는 곳이 SM 아닌가. 작년 여름 소녀시대와 더불어 SM의 간판주자인 동방신기 3인은 그들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악질 중 최악이 미성년자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건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이 상식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그 단적인 사례가 바로 동방신기 사건이었다. 서울시는 불합리한 행태의 대표적인 주자인 SM의 패악을 진정 몰랐단 말인가. 또한 문광부가 작년 2월 음악산업 진흥을 위해 1275억을 쓰겠다고 말한 장소가 SM의 노래방이고, 홍보 도우미는 소녀시대의 태연이었다. 한 나라의 향후 5개년 문화 산업 계획을 특정 기획사의 노래방에서 발표하는 건 공정치 못하다. 한국 대중문화의 미래 발표 현장이 미성년자와 불공정 계약을 맺어 이득을 취하는 곳이어야 한단 말인가. 결국 경제는 삼성, 대중문화는 SM이라는 등식을 만들어낸 현 정권과 서울시의 단세포적인 사고가 우리의 현실이다. 다양성보다는 대형화가, 지방보다는 중앙이, 서민보다는 부자가 모든 걸 가져야 한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서울이 살기 좋다고 말하는 「서울송」의 괴로움은 따로 있다. 2010년 벽두에 내린 폭설이 이를 대변한다. 쌓인 눈앞에 서울의 지하철은 지옥철, 지각철로 변모했고 대중교통은 마비됐다. 천재로 인해 발생한 일이니 어쩔 수 없다고 간과하기에는 현실이 뼈아프다. 진실은 간명하다. 바로 서울에 모든 게 집중돼 있고, 사람이 과도하게 많기 때문이다. 이 기형성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말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교통 정책만 탓하며 군사작전처럼 눈을 녹여야 한단다. 이게 아름다운 서울의 현실인가. 김대중 정권 말기부터 지방분권과 지역균형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히 논의되기 시작했고, 노무현 정권의 핵심 사업은 지역균형발전이었다. 그 시발점이 바로 과도한 중앙 집중을 해소하자는 행정수도 이전 계획이었다. 그러나 헌재가 행정수도 이전을 위헌이라 결정하면서부터 지역균형발전의 중요한 계기를 잃게 된다. 차선으로 노무현 정권은 주요 행정 부처가 이전하는 세종시 계획을 발표하고 이명박이 몸담고 있었던 한나라당은 이에 동의한다. 이 과정만 10년이다. 그러나 이명박은 후보 시절부터 공약했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립에 대한 약속을 파기하는데, 그 이유가 어처구니없다. 바로 충청권의 표를 얻기 위해 그랬단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그런 한심한 소리는 지껄이지 않는다.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이루자는 게 세종시의 진정한 의미였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다. 괜히 이메가가 아니다. 아무리 자본의 시대고, 규모가 큰 게 미덕인 사회지만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은 누굴 믿고 살아야하는가. 여기에 세상을 노래하는 가수들마저도 앞뒤 생각 없이 「한반도 대운하」를 부르고, 용산의 비극을 함구하고 광장을 가로막는 서울시를 홍보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상징인 세종시가 원안대로 진행된다고 국토균형발전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국가가 약속하고 대통령이 공약으로 선언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파기하는 건 옳지 못하다. 역사상 신뢰가 깨진 사회와 국가가 오래가는 걸 결코 보지 못했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고 우길 때 정광태는 신라 장군 이사부가 지하에서 웃는다고 노래했다. 약속이 파괴되고, 힘의 논리로 진행되는 대한민국에서 저항은 하지 못할망정 정권에 빌붙어 웃음을 파는 가수들이 한심하고 가슴 아프다. 우리에게 진정 세종송을 부를 작가는 없단 말인가. 김수영이 일찍이 “시인들이여 거리에 침을 뱉”으라고 말했다. 언제고 이 땅에 제대로 된 세종송이 불리기를 희망한다. 서울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건 정말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