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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주장

2010 대한민국과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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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구(변호사/우리단체 집행위원/대전시민사회연구소 부소장)

 

표현의 자유란 사상이나 의견 등을 외부로 표명할 수 있는 자유로서 기본권의 일종이다. 우리 헌법에서는 표현의 자유라는 조항을 두고 있지 않지만, 개인적인 표현의 자유인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단적인 표현의 자유인 집회 결사의 자유를 명문으로 규정하는 방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의 자유문제가 거의 매일 신문이나 방송에 오르내리면서 2010년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규정짓는 핵심적인 키워드로 등장하였다. 물고기가 물속에서 자유롭게 노닐 때에는 자신이 물속에 있다는 것을 모르지만 물 밖에 나와 호흡이 곤란해지면 그제서야 자신이 물밖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표현의 자유가 문제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인류의 역사는 자유의 확대의 역사이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는 이미 일상이 되어 버린 자유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껄끄러운 부분으로 남겨진 자유를 일상적인 것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에 의하여 발전한다. 그러므로 인류는 달리는 자전거에 올라 타 있는 것과 같다. 페달을 멈추는 순간 넘어지고 마는 자전거 말이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현대사회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언론기관과 관련해서다. 왜냐하면 민주주의의 건강한 발전을 위하여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보의 가공과 유통이 대형화되어 있는 언론기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기관의 조직과 활동은 정치적 경제적 어떠한 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와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MBC사장이 큰집에 불려가 쪼인트 까였다는 이야기는 민주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언론을 자기의 통제 아래 두고자 하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현직 교사들이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였다는 이유로 해직되는가 하면 심지어 형사처벌을 위하여 기소까지 당하고 있다. 물론 법원의 판단도 유죄와 무죄를 오락가락하고 있지만, 해직과 기소 자체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옹졸함에서 비롯된다고 보여 진다. 언론에 대한 제한이 합헌적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헌법학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것으로서 미국 연방 대법원 판례에 의하여 확립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즉 언론을 제한할 때에는 제한되는 언론 또는 표현이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명백하고 현존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이론이다. 표현의 자유가 문제될 때 우리는 언제나 이 기준을 떠올려야 한다. 그리고 양심에 비추어 이 기준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면 단호하게 ‘No’라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시대에 양심적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덕목은 어느새 ‘용기’가 되어 버렸다. 대법원 정면에 보면 자유, 평등, 정의라고 씌어 있다. 이는 모든 법조인의 금과옥조이다. 필자도 업무를 수행하면서 언제나 이 이념을 떠올리고는 한다. 필자 또한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법조인이고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자유주의의 신봉자이다. 그러나 필자가 신봉하는 자유주의는 논리로서의 자유주의가 아니라 태도로서의 자유주의 이다. 논리로서의 자유주의는 이념으로서의 자유주의에 어긋나면 이를 제거의 대상으로 보지만 태도로서의 자유주의는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나와 다른 상대방의 존재를 승인하고 공존과 더불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자유주의를 찬양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자유주의는 어떠한 자유주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