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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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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계절은 가을과 겨울의 경계쯤에 있다. 들판의 수확도 거의 끝나가듯 지방의회의 의정활동도 막바지에 다다라있다. 그래서인지 이 때 즈음의 지방의회는 유난히 바쁘고 중요한 일정도 많다. 의정비 심의도 있고, 행정사무감사도 있고, 또 예산심의도 있다. 이런 활동은 아마 지방의회의 일 년 활동 중에서 가장 지방의회다운 활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매년 느끼지만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1년을 되돌아보면서 받는 씁쓸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1. 의정비 심의: 의정비 심의가 끝났다. 일부 지방의회는 의정비 심의조차 하지 않고 동결을 선언해 버렸다. 반면 일부 지방의회는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열어 인상을 논의하였다. 의정비 인상을 위한 명분으로 삼는 논리는 몇 년째 동결했다는 것이다. 궁색하기 이를 데 없다. 몇 년 째 동결했기 때문에 의정비를 인상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의정활동을 했기 때문에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떳떳하고 수긍이 간다. 우리는 프로야구선수들이 어떻게 연봉협상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대전시의원들의 의정비 심의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프로야구선수들은 그 해에 보여준 자신의 성적을 갖고 연봉협상에 임한다. 대전시의원들도 다르지 않다. 즉 그 해의 지방의회가 보여준 의정활동의 성적만큼 의정비 인상을 요구해야 한다. 대전시의회는 6.5% 인상을 요구했다가 2.9%로 의정비 심의위원회가 잠정안을 결정하고, 또 다시 논의하여 결국 3.9% 인상으로 확정되었다. 결국 시민을 대표하여 의정비심의위원회가 대전시의회가 그 동안 3.9% 의정비 인상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한 셈이다. 2. 행정사무감사: 우리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2012 행정사무감사 대전시민네트워크\'를 결성하여 대전시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모니터링을 시작하기 전에 의회에 28개 의제를 제안하였다. 행정사무감사는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올 해 진행되고 있는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에 참가하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준비되지 않은 행정사무감사라고 한다. 매우 단편적인 질문에 의례적인 답변이 오고 간다는 것이다.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하는 과정에 의회가 보여준 태도는 어느 때보다 협조적이었다. 그래서 이번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기대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요란함만 가득한 빈 수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3. 예·결산심의: 대전시의 1년 예산은 3조원이 넘는다. 아직 대전시의회가 예·결산심의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번 행정사무감사가 끝나면 바로 올 해 집행된 예산에 대한 결산과 내년 예산심의가 진행될 것이다. 지방의회가 예산심의와 관련하여 갖는 가장 큰 무기는 \'삭감\'이다. 그 동안 지방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해 \'삭감\'이라는 칼을 제대로 휘두르지 않았다. 보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삭감\'이라는 칼날이 무뎌질 대로 무뎌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울러 \'삭감\'하지 말아야 할 예산을 집행부와의 힘겨루기 때문에 삭감하는 우를 범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예산심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민단체들로부터 비판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매년 관심을 가졌던 것처럼 올 해도 예산심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 볼 것이다. \'삭감\'이란 칼을 제대로 사용하는지. 사람이 어떤 자리에 있고, 어떤 일을 하기 때문에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기 때문에 존경을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 올 한 해 의정활동의 막바지에 도달한 대전시의회가 집행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해 주길 기대한다. 시민들이 생각하는 상식의 수준에서 의정활동을 해 주길 기대한다. 그리고 시민들 앞에 떳떳한 의회가 되었으면 한다.   ------------------------------------------------------------------------------------------ 위의 글은 2012년 11월 15일 중도일보의 사외칼럼에 실린 칼럼입니다.